이동통신사들이 극장 관람료 할인제도를 폐지하거나 극장쪽의 분담금을 늘리려고 함에 따라 극장가가 긴장하고 있다. 극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자사 멤버십 카드 고객을 상대로 한 극장 관람료 할인 혜택을 극장체인으로는 CGV와 롯데시네마에만 부여할 계획을 세웠다. 카드 소지자에게 1일 1회에 한해 2천원을 할인해주고 있는 SK텔레콤은 관객의 혼란을 막기 위해 6월 한달 동안은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가박스가 “할인 폐지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지금도 협상 중이다”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프리머스 관계자도 “6월 중에도 계속 협상을 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어 7월 이후에도 이들 극장의 할인 혜택이 유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할인제도가 폐지될 경우, 해당 극장이 입을 타격은 막대하다. 영화인회의는 최근 표본조사를 통해 전체 관객 중 이동통신사 멤버십 카드로 할인받는 관객의 비율을 조사했는데, SK텔레콤 고객은 26.5%였고, KTF는 10% 정도였다. 프리머스의 한 관계자도 “SK텔레콤으로 할인받는 관객 비율이 30% 정도다. 관객이 대부분 혼자 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격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과 KTF 등은 최근 극장들과 할인금 분담률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료 할인제도는 이동통신사 사이의 서비스 경쟁에서 시작됐는데, 애초 이통사가 할인금을 전액 부담했으나 멤버십 카드로 할인받는 관객이 많아짐에 따라 차츰 극장쪽이 부담해야 하는 비중이 커져왔다. 한때 17.5% 정도였던 극장의 분담금은 35∼40% 선으로 증가했으며, 최근 이통사들은 극장에 50% 정도의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영화인회의는 이통사들의 최근 움직임이 전체 영화산업에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유창서 사무국장은 “할인제도를 만들고 폐지하는 게 기업인 이통사의 영업행위이긴 하지만, 자기 고객 유치 차원에서 시작했다가 힘이 커졌다고 일방적으로 혜택을 축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일부 극장만 혜택을 받을 경우, 상영시장의 경쟁체제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는 전체 영화산업의 안정성과 발전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인회의는 극장협회, 제작가협회 등과 함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관람료 할인은 언젠가는 아예 없어질 제도이므로 극장들도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한다”는 한 극장 관계자의 이야기 또한 귀기울여 들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