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영화진흥위원회 인선 결과가 발표됐다. 문화관광부는 5월25일 보도자료를 내, 앞으로 3년 동안 영진위를 이끌 위원 명단을 밝혔다. 위원으로 위촉된 이들은 김동원, 김영재, 김인수, 심재명, 안정숙, 원용진, 이현승, 장미희, 정남헌씨 등 모두 9명. 영화계 안팎에서 최종 후보로 거론됐던(씨네21 504호) 9명의 후보 모두 영진위 위원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기 위원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5월27일 위촉장을 받고, 이튿날인 28일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을 호선하는 것을 시작으로 3년간 영화진흥기본계획 수립, 영화진흥금고 운영, 한국영화 진흥 및 영화산업 육성 지원, 영화진흥위원회 사업계획 및 예산수립 등에 관한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예상됐듯이 현장 경험이 많은 위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인수(투자·배급), 심재명(제작), 김동원(감독, 정책), 이현승(감독, 정책)씨 등 그동안 외곽에서 아이디어와 비판을 내놨던 이들이 대거 영진위 안으로 들어왔다. 또 하나의 특징은 영진위와 관련을 맺었던 위원들이 많다는 점이다. 2기 영진위 위원 중 유일하게 유임된 장미희씨, 영진위 사무국장을 지냈던 정남헌씨, 영진위 출범 당시 위원으로 활동했던 안정숙씨 등이 위원에 포함됐다. “최근 한국영화의 비약적 발전과 성장을 이룬 현장경험을 영화계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공유해야 한다는 기본 인식을 갖고 인선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 문화관광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첫걸음부터 앞에 놓인 난관이 만만치 않다. 한쪽에선 고갈된 영화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며, 또 한쪽에선 산업보다 공공적인 측면에 주력해야 한다며, 아직 신발 끈을 묶지도 않은 위원들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김형준 회장은 “현장에 제작자본이 다 말랐다. 지금이 위기다. 신규펀드 조성을 위해 올해 초 중기청에서 내준 돈이 고작 100억원이라고 알고 있다. 3기 영진위가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문화다양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지금까지 영진위의 독립영화 지원은 선심 쓰는 차원에 불과했다”면서 “좀더 집중적인 관심을 쏟아달라”고 주문했다. 3기 영진위가 어떤 행로를 택할 것인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위촉 위원 약력(가나다 순) 김동원(48·남) 다큐멘터리 감독·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 김영재(45·남) 동우애니메이션 부사장·한국애니메이션협회 이사 김인수(44·남) 시네마서비스 부사장·전 프리시네마 대표 심재명(41·여) MK버팔로 이사·전 명필름 대표·전 여성영화인모임 준비위원 안정숙(54·여) 여성영화인모임 이사·전 한겨레 기자·전 씨네21 편집장 원용진(48·남)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문화·여성분과위원회 전문위원 이현승(44·남) 감독·중앙대 영화학과 교수·영화인회의 사무총장 장미희(48·여)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교수·서울영상위원회 부위원장·전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정남헌(52·남) 컨텐츠프러스 대표·전 서울영상사업단 대표·전 영진위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