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부천영화제 사태는 7월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과 부천에서 각각 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지난 9일 오후 공식기자회견을 가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피판)측은 “장·단편 200편의 프로그램으로 제9회 피판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이안스 어택(미국 USC), 코리안 아메리칸, 나잇 호러 에로티카 등의 특별전도 준비된다.
리얼피판과의 정상화에 관한 협상이 무산된 사정에 대해서 피판측은 “이사회 총사퇴, 정관 개정 등을 통해 원죄에서는 어느 정도 해방되었다”고 답했다. 지난 4일 피판 조직위원회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초신 프로그래머의 읍소에 가까운 설득을 통해 이사회 총사퇴가 결정되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재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부천 지역신문 부천타임즈에 따르면, 홍건표 부천시장은 이 자리에서 “동네 영화제로 전락하더라도 스탭들의 요구(이사회 총사퇴)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사진 총사퇴를 요구한 스탭 중 주요 인물을 짜르고 영화제를 치를 수는 없느냐”고 이야기했다. 이사회가 총회를 통해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피판 조직위는 이사회 총사퇴를 결정했다. 이후 비대위의 구성권한이 이사회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은 여론을 의식한 시간끌기용으로 여겨진다. 회의 후 정 프로그래머는 이사회 앞에 무릎을 꿇고 “지금까지 피판을 고립시키기에 앞장서온 영화인회의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9일 기자회견에서 정 프로그래머는 이에 대해 “부천영화제에 협조가 필요한 제 입장에서는 대응, 싸움 같은 강경한 단어는 적합치 않다. 따라서 앞으로의 대응 계획도 없다”고 이를 부정했다. 한국영화 출품 거부 및 영화인의 참여에 대해서는 “현재 피판에 출품을 거부한 제작자, 감독, 배우들 중 지난 8년 동안 피판에 참석하거나 출품하셨던 분이 거의 없음을 생각할 때,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이하 리얼피판)는 5월27일 ‘리얼 판타스틱 인베이전’을 슬로건으로 후원콘서트를 개최하고, 자원활동가 모집, 레알 피판 후원회원 100인 모집 등 영화제를 뒷받침할 본격적인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