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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지각변동 꿈틀꿈틀
문석 2005-05-16

싸이더스픽쳐스 주총에서 좋은영화와의 합병 논의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

좋은영화 김미희 대표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제작사들인 싸이더스픽쳐스와 좋은영화가 합병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충무로의 지각변동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싸이더스픽쳐스는 지난 5월4일 공시를 통해 5월18일 좋은영화와의 합병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사안에 대해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와 김미희 좋은영화 대표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수개월 전부터 양사의 합병설이 꾸준히 나돌았던 것으로 미뤄볼 때 좋은영화가 싸이더스로 승선하는 것은 확정적으로 보인다. 두 조직이 어떤 구조로 결합할지 김미희 대표가 싸이더스픽쳐스 안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할지 등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

현재 싸이더스와 좋은영화가 합병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 관해서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충무로가 이들의 결합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그 파급효과가 새로운 세력 재편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양사의 합병이 확정된다면 이는 단순한 기업 결합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싸이더스와 좋은영화는 1년에 각각 5∼6편과 3편가량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흔치 않은 메이저 제작사들로, 합병 이후 싸이더스는 웬만한 중소 배급사의 라인업과 맞먹는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결국 기존 투자·배급사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규모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충무로에서는 한때 “싸이더스가 CJ의 제2 배급사를 만든다”라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싸이더스가 현재 CJ와 퍼스트 룩 옵션 등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탓이다. 또 다른 예측도 존재한다. 최근 DMB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구축에 나선 정보통신업체의 콘텐츠 확보 경쟁과 연관해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들은 싸이더스가 SK텔레콤이나 KT 등의 자본을 수혈받아 새로운 배급사를 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싸이더스가 쇼박스나 롯데시네마와 밀접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비단 싸이더스-좋은영화뿐만 아니더라도 제작·배급사의 이합집산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 메이저 제작사와 중소 배급사의 결합 움직임이나 또 다른 중견투자·배급사들의 펀드를 통한 제작사와의 연대 추진 등 충무로의 기운은 심상치 않은 구석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CJ 등 대기업들이 메인스트림을 장악한 상황에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중소 규모 투자·제작사의 상황 타개책 성격이 짙다. 영화펀드가 고갈된데다 신규 펀드 조성 또한 늦어지며 자본난에 허덕이는 중소 투자·배급사와 배우, 감독의 지분요구와 매니지먼트 업체의 공동제작 요구 등으로 수익률이 나날이 떨어지는 제작사들이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정보통신업체와 결합을 꾀하는 형국인 것이다. 이런 상황 탓에 싸이더스-좋은영화의 합병 이후 행보는 이후 충무로의 세력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