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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추리 사극, 중세 사극과 춤바람 잠재우고 1위
최문희 2005-05-09

<혈의 누> 1위, <킹덤 오브 헤븐> 2위

잔인한 4월 비수기가 끝나고 5월부터 여름까지 이어지는 극장가 흥행 시즌이 시작되었다. 문근영의 스텝 하나로 54만 관객을 불러들였던 <댄서의 순정>이 극장가를 되살려놓더니, 조선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추리사극 <혈의 누>가 그 뒤를 이어 무려 1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1위에 올랐다.

<혈의 누>는 서울 주말 이틀 동안 11만 7천 명의 발길을 사로잡았으며, 5월 4일 개봉 이후 5일만에 전국관객 92만 명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개봉 6일차에 접어드는 5월 9일 월요일에 관객 100만 돌파가 확실시 된다. 상반기 최고 흥행작인 <말아톤>이 개봉 8일만에, 경쟁작인 <댄서의 순정>이 개봉 9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에 비교하면 근래 한국 영화가 거둔 최고의 오프닝 성적이다. 관객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단순한 추리물이 아니라, 근대적 요소와 비근대적 요소가 충돌하는 시대에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촘촘한 영화의 설정을 높이 사고 있다. 의상과 세트에 세심한 공을 들인 노력도 관객과 비평가들에게서 두루 인정 받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별다른 화제작이 없는 이번 주말에도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이 확실시 되며, <혈의 누>는 <말아톤>과 <마파도>를 잇는 2005년 흥행작 목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18세 이상 관람가라는 등급과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이 흥행 성적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다.

미국보다 이틀 앞서 한국에서 개봉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중세 블록버스터 사극 <킹덤 오븐 헤븐>은 한국산 추리 사극에 밀려 2위에 올랐다. 서울 주말 관객 8만 4천, 전국 관객 65만을 동원했다. 5월 6일 개봉된 미국에서는 2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1위에 올라 대조를 보였다.

4월 비수기를 끝내며 여름철 흥행 시즌으로 이어지는 성수기의 첫 스타트를 끊은 <댄서의 순정>은 개봉 2주차에 2계단 하락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국민동생으로 각광 받는 ‘문근영’의 파워만으로는 새로 개봉된 화제작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3위로 내려앉기는 했지만 이미 관객은 125만을 넘어섰다. 하지만 문근영 외에 영화의 다른 요소들이 뒷받침되지 않아, 2백만 관객 정도가 최대 한계치일 것으로 예측된다.

그밖에 <트리플X2>는 1만 8천, 전국 41만으로 4위에 올랐으며, <트레인스포팅>으로 잘 알려진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밀리언즈>는 서울 1만 4천, 전국 12만 2천으로 5위를 차지했다.

온라인팀 최문희

1. 이 흥행순위는 각 배급사가 밝힌 관객 수로 작성된 것이며 실제 관객수와 오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2. 누계는 5월 8일까지의 수치입니다. 3. <착신아리2>는 사정상 집계가 되지 않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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