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문근영 | 배우
첫 진입
충무로에서 캐스팅을 논할 때 “일본에서 장사하려면 배용준, 국내에선 문근영”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문근영은 단 세 작품으로 ‘국민배우’로 떠올랐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걸리게 하는 깜찍한 외모와 그 또래다운 영화 속 이미지, 그리고 모든 이의 마음을 녹이는 숨은 선행에 이르기까지 문근영의 흠은 찾기가 힘들다. 신작 <댄서의 순정>은 문근영이 10대 타깃 영화를 넘어설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32. 안성기 | 배우
2004 47위 | 2002 40위 | 2001 27위
1980∼90년대 한국영화라는 나무의 꽃이었던 그는 이제 든든한 밑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실미도>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에 조연으로 나오길 서슴지 않으며,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대책위’의 공동위원장을 맡아 “오래된 산업화의 멍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영화계에 힘을 주는 인물은 그와 임권택 감독뿐일 것이다.
33. 김혜준 |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
2004 44위 | 2003 31위 | 2002 42위 | 2001 28위
지금, 영화정책이 중요하다. 김혜준 국장의 순위가 상승한 것을 보면 확실하다. 스크린쿼터 문제가 심각한 수위로 불거지고 있으며, 시장이 대기업 일변도로 재편되면서 영화계 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책과 산업을 실제적으로 연결시키는 역량을 계속 발휘”하고 있는 그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일. 3기 영진위에서 그의 지위도 관심을 모은다.
34. 김정상 시네마서비스 대표
2004 19위 | 2003 7위 | 2002 12위 | 2001 46위
시네마서비스의 약화 탓에 순위가 하락했는지는 몰라도 시네마서비스 안에서의 그의 역할은 외려 중해졌다. 강우석 감독이 자신의 작품과 인하우스 프로덕션에 집중하는 대신 나머지 업무는 모두 그의 책임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제부터가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투자, 배급 등 돈 만드는 일에 일가견” 있는 그의 역량이 극대화되는 시기이다.
35. 이춘연 | 씨네2000 대표·영화인회의 이사장
2004 29위 | 2003 39위 | 2002 17위 | 2001 14위
지난해의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에 이어 <여고괴담4: 목소리>를 제작하고 있는 이춘연 대표는 영화계의 맏형의 역할 또한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영화인회의 이사장으로서 한국 영화산업의 중요 문제에 대해 늘 책임지고 개입하며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 의의는 충분하다. 흥행전선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느냐가 올해의 관건이다.
36. 김형준 | 한맥영화 대표·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2004 37위 | 2003 45위
김형준 대표는 유명무실했던 “제작가협회를 활성화시킨 장본인”이다. 자본과 극장, 매니지먼트 등에 치이는 제작자들의 지위를 추스르기 위해 제협은 활발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극장부율이나 매니지먼트 문제 등 현안도 곧 부상할 전망. 영화사 대표로서는 지난해 <시실리 2km>를 통해 새로운 취향의 영화를 선보인 데 이어 현재 독도수비대 관련 영화들의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37. 노종윤 | 노비스엔터테인먼트 대표
2004 38위
그의 급작스런 싸이더스 이탈은 여전히 입방아를 찧게 하지만, 이제 노종윤 대표에 대한 관심사는 새로 출범한 노비스에 쏠린다. 제작사와 투자사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노비스의 모델은 작은 규모의 회사로선 전례없던 것. 그는 “1년에 1∼2편을 자체제작하고 4∼5편은 공동제작을 하거나 조성할 펀드를 통해 투자를 맡아줄 것”이라면서 자신의 역할을 “프로듀서를 위한 마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삼성영상사업단과 싸이더스의 노하우를 결합해 “사람 위주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다.
38. 정헌조 | 코리아픽쳐스 대표
첫 진입
김동주 대표 등의 쇼이스트 창립 이후 한동안 개점휴업이다가 지난해 <목포는 항구다>와 <어린 신부>로 재기에 성공한 코리아픽쳐스는 충무로에선 태풍의 눈으로 불린다. 두편의 대작, 윤종찬 감독의 <청연>과 이명세 감독의 <형사>가 라인업을 빛내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제작비와 공력이 들어간 두 영화의 성패 여부는 정헌조 대표의 내년 순위를 결정할 것이다.
39. 정동채 | 문화관광부 장관
첫 진입
지난해 7월1일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된 정동채 장관 앞에는 스크린쿼터와 영진위 구성 등 굵직한 영화계 현안들이 놓여 있다. 영화계의 신망이 있었던 전임 이창동 장관과 달리 아직 그에 대한 시각은 기대와 실망이 절반쯤 섞여 있는 듯하다. 정책적 판단이 중요한 현재, 영화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40. 양기환 |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
2000년 이후 재 진입
5년 만의 컴백. 이유는 자명하다. 한-미투자협정을 빌미로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스크린쿼터 완화 압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정부 또한 스크린쿼터를 지킬 의지가 부족한 듯한 비상시국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스크린쿼터 운동을 펼쳤고,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집행위원장으로서 국제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가 대중 앞에 서는 빈도도 잦아질 것이다.
2005 스타파워 20
1. 송강호 2. 최민식 3. 설경구 4. 장동건 5. 배용준 6. 이병헌 7. 전지현 8. 문근영 9. 이영애 10. 조승우 11. 차승원 12. 정우성 13. 권상우 14. 원빈 15. 전도연 16. 류승범 17. 한석규 18. 임창정 19. 강동원 20. 김선아
2005 스타파워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빅3
<씨네21>은 올해 파워50 설문과 함께 날로 커져만 가는 배우들의 산업적 영향력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 영화산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는?’이라는 질문의 스타파워 설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른바 ‘한국 영화배우 빅3’라 불리는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이들 세 배우는 “단순히 관객동원력이 뛰어나다는 차원이 아니라 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영화의 완성도가 판가름될 수 있다는” 평가를 공히 받았다. 특히 송강호는 “흥행성과 작품성의 양자를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카드”로 평가되며 2, 3위와 큰 점수차를 기록했다. ‘빅3’의 뒤는 장동건, 배용준, 이병헌이 뒤따랐으며, 전지현은 여자배우 중 가장 높은 순위인 7위를 기록했다. 요즘 ‘국내 최고의 흥행력’이라 불리는 문근영은 8위, <대장금>으로 아시아 스타가 된 이영애는 9위, <말아톤> 등 영화와 뮤지컬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조승우는 10위였다. <그때 그 사람들> 이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한석규는 17위를 기록했고, 제작자로서의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는 임창정은 18위였다.
스타파워 순위는 충무로 파워50에 포함된 배우 순위와는 차이를 보인다. 파워50에서 15위로 배우 중 2위를 기록한 배용준은 스타파워 순위에서는 5위에 머물렀고, 파워50 42위인 전지현은 스타파워에선 7위를 기록해 파워50 31위인 문근영을 제쳤다. 또 파워50 순위에 포함된 안성기와 문성근은 스타파워 순위에서는 각각 22위와 31위였다. 이런 차이는 스타파워 설문의 응답자가 파워50 응답자보다 9명이 적은 47명이었으며, 파워50 설문에 포함된 배우 순위와 다른 순서로 작성한 응답자가 많았던 탓에 발생했다. 특히 배용준의 경우 산업적 의미가 높이 평가된 탓에 파워50에서의 순위가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사람이 20명의 배우를 꼽는 이번 설문에서 한번 이상 거론된 배우의 전체 수는 64명에 불과해 한국 영화계 배우의 층은 두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