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커버스타
오! 귀여운 여인, <어바웃 러브>의 제니퍼 러브 휴이트
박은영 2005-04-28

제니퍼 러브 휴이트가 이렇게 달콤한 여자인 줄은 몰랐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에서 커다란 눈망울로 대차게 비명을 지르던 그가 <하트브레이커스>의 꽃뱀이 되어 나타났을 때 그 섹시하면서도 반항적인 모습이 신선했고, <턱시도>에서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겁 많고 마음 약한 소녀를 보여줬을 때 그 이미지도 사랑스러웠다. 그리곤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세상의 모든 연인이여, 후회없이 사랑하라, 호소하던 <이프 온리>의 사만다가 되었다. 분위기가 너무 다운됐다 싶었는지, 이번엔 화사한 로맨틱코미디 <어바웃 러브>를 택했다. 변하는 사랑의 끝자락을 잡은 채로 새로운 사랑을 감지하며, 흥분과 혼란으로 소동을 벌이는 귀여운 푼수 앨리스가 된 그는 다시 ‘딱이다’ 싶은 연기를 보여준다. 작품마다 다른 각을 보여주며 점점 입체적인 배우가 돼가는 제니퍼 러브 휴이트가 <어바웃 러브>의 개봉을 앞두고 <씨네21>과 서면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다른 언어로 나눈 필담이지만, 꽤나 정겹다. 반달눈으로 웃는 그녀를 마주한 듯 기분이 좋아진다.

=<어바웃 러브>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원래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한다. <어바웃 러브>의 앨리스는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고 사랑을 찾아나설 줄 아는 캐릭터다. 브리짓 존스처럼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앨리스는 나와 비슷하다. 로맨틱한 사랑에 목을 매고, 바보 같고, 사랑하는 것에만 정열을 쏟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고, 무슨 일이든 가장 먼저 하려든다. <어바웃 러브>는 내가 한 여성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돼주었다. 언제까지나 틴에이저 스타로 남아 있을 순 없으니까.

=오랜 친구가 사랑을 고백해 올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까.

-어느 정도 동감한다. 친한 남자친구들과 이런 약속을 했다. 서른이 넘어도 짝을 못 찾으면 결혼하기로. 오랫동안 옆에 있던 친구를 사랑하게 된다는 건 로맨틱하지 않나. 스파크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제목과 관련된 질문.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생을 통틀어 세 남자밖에 사귀지 못한 내겐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흠, 사랑은 이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데이트하기 안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에겐. 상대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힘을 주는 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

=영국 여성을 연기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것 같다.

-영국식 발음을 연습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다보니, 발음 선생님이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스탭들도 많은 도움을 줬다.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내가 영국식으로 발음하는 것을 참아주었다. 영국식 발음이 좋아서, 다시 한번 써보고 싶다.

=<이프 온리>는 한국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비결이 무엇일까.

-운명적으로? 운이 좋아서? 너무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사실 <이프 온리>의 시나리오는 8년 전에 보았고, 꼭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작사를 운영하고 나서야 만들게 된 영화라, 내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다면 아마 사랑하는 순간이 ‘찰나’라는 점에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은 두번의 기회를 갖지만 현실에서는 단 한번뿐이니까. 그런 점에서 국가와 문화를 초월해 어필한 것 같다.

=당신이 유명해진 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통해서였고, 한동안 사라 미셸 겔러, 니브 캠벨 등과 함께 ‘호러 퀸’으로 사랑받았다.

-사람들은 그 영화가 내 커리어를 좌우할 거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 작품을 계기로 주목받았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 개인적으로 이웃집 여자애 같은 설정의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하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호러 퀸’의 이미지도 좋다.

=이후 출연작들에선 다양한 역할,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내가 그런 역할들을 진심으로 연기할 수 있었던 건, 나 자신이 캐릭터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일 거다. 관객은 실제 나의 모습을 내가 연기한 캐릭터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모두 나랑 닮았다고 생각하지만, 그중에서 꼽는다면 <어바웃 러브>의 앨리스나 <턱시도>의 델이 가장 비슷하다.

=<이프 온리>에서 노래 부른 것을 비롯해 실제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노래와 연기를 함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노래와 연기,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없다. 노래는 나 자신이고, 연기는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현재 TV시리즈와 영화 등 많은 작품에 출연 중이다.

-<The Magic 7>이라는 TV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다. 마이클 J. 폭스, 메릴 스트립, 데미 무어, 배트 미들러 등 쟁쟁한 선배와 함께한 가족어드벤처다. 영화로는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다양한 장르에 맞는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공포영화는 관객에게 겁을 주는 게 재밌어서 좋다. 성룡 같은 배우와 함께 액션영화도 찍고 싶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로맨틱코미디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동시에 사랑에 빠지게 하는 로맨틱코미디가 좋다. 그리고 배우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많은 도전을 해보고 싶다.

관련영화

관련인물

사진제공 유로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