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판타스틱영화제 김홍준 운영위원장, 씨네21 자료사진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해촉과 프로그래머 재계약 거부로 촉발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김 전 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이 주축이 된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출범을 발표한 가운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쪽이 이들에게 새로이 협상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두 영화제의 통합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부천영화제 사태와 관련해 리얼판타스틱영화제로부터 위임받아 협상을 진행해온 영화인회의는 4월13일 부천영화제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홍건표 부천시장이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진행돼왔던 영화인회의와 부천영화제 사무국의 협상은 지난 4월9일의 회의에서도 일말의 진전을 보였다. 유창서 영화인회의 사무국장은 “부천영화제 사무국은 김영덕, 김도혜 프로그래머 등 해고당한 스탭들의 복귀와 정관 개정에 대해서는 자체회의를 통해서 긍정적으로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복귀에는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영화인회의는 4월15일에 다시 한번 부천시 관계자들과 협상을 가질 예정이며, 협상지연을 피하기 위해 열흘이나 보름의 기한을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유창서 사무국장은 “부천시와 영화제사무국이 이전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4월9일의 협상에선 아무 결론도 나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결렬이었다. 현재 상황으로선 리얼판타스틱영화제 역시 계속 진행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영덕 리얼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도 “이제야 본격적으로 협상이 시작된 것일 뿐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동안 리얼판타스틱영화제는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는 부천쪽이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의 기자회견날인 4월13일 협상을 제의한 것이 ‘물타기’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월13일 열린 ‘리얼판타스틱영화제 2005’의 개최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김홍준 운영위원장과 김영덕, 김도혜, 손소영 프로그래머는 “출생배경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전 영화제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없이 기업 협찬과 관객후원을 통해 “작지만 옹골찬 소수정예의 대안적 영화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7월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옛 허리우드극장)에서 열릴 리얼판타스틱영화제는 판타스틱 영화세상, 코리안 판타지, 짧지만 판타스틱, 마르크스 침공!!! 동구권 SF영화 특별전과 30, 40년대의 기록영화 특별상영 등 다섯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장편 30여편과 단편 20여편 등 총 50여편의 작품이 상영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