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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업 선언한 영화 감독 최야성
사진 이혜정오정연 2005-04-14

“영화도 많이 찍고 음반도 한 50개 쯤?”

스무살에 장편 감독으로 데뷔한 뒤, <로케트는 발사됐다> 등 여섯편의 영화를 자비를 들여 찍었던 최야성 감독. 무비야닷컴이라는 온·오프라인 영화제작·수입·배급사의 대표로 있으면서 인터넷영화와 관련한 두개의 특허를 받은 그는, 소문난 괴짜다. 이번에는 “영화감독이 ‘가오’없이 웬 가수냐”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MC야성이라는 이름으로 가수 겸업을 선언했다. 뭐든지 최고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된 요즘. 많은 것에 손을 댔지만 커다란 성공을 거두지 못한 삼십대 중반의 괴짜로 살아간다는 건 다소 피곤한 일이 아닐까. 정작 당사자는 “영화나 음악이나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한다. “죽을 때까지 영화를 찍고, 음반도 50집까지는 거뜬히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듣는 순간 신기하게만 보였던 ‘이 남자가 사는 법’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하고많은 음악 장르 중 힙합을 택한 이유는 뭔가.

=이번 앨범의 모든 곡을 직접 작사했다. 심하게 사회를 비꼬는 내용의 가사도 있다. 감독이나 래퍼나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원래 랩을 좋아했다. 나중에 이 노래들을 내 영화에서도 사용할 생각이다.

-영화와 음악, 어떤 게 더 재밌나. 혹은 어떤 게 더 어렵나.

=둘 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뭐가 더 재밌고 어렵고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무지개에 일곱 빛깔이 공존하듯이 나에게 영화와 음악은 그렇게 함께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이전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영화라는 도구를 이용했다면 이제는 음악이라는 도구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지난해에 봤던 영화 중 가장 좋았던 건.

=<범죄의 재구성>이 좋았다.

-이유는.

=그냥 좋다. 이유를 말하는 건 철학적인 단계에 접어든 건데, 난 좋을 땐 그냥 좋은 게 가장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앨범 타이틀곡 제목이 ‘그냥’이겠나.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데 이유가 뭐 있냐는 내용이다.

-예전에 힘들게 자비로 영화를 찍어서 극장에 걸 때와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독립영화가 극장에서 개봉을 하거나 관객과 만날 기회도 많아졌고. 이런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만큼 영화가 관객을 만날 채널이 다양해졌다는 의미인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엔 1억원 정도면 극장개봉영화를 찍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30억, 40억원은 기본이지 않나. 나야 지금도 1억원만 있으면 장편 상업영화를 찍을 수 있지만, 요즘 감독들 생각은 안 그런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상업영화에 진입하는 벽은 더 높아졌고, 스스로를 얽매는 경향은 예전보다 더 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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