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 최고의 흥행사가 된 멜 깁슨이 다시 종교영화에 도전한다. 지난 4월3일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관한 전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일간지<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영화의 엔딩 장면은 벌써 촬영되었다고. 멜 깁슨이 발빠르게 제작팀을 바티칸에 파견해 4월8일 거행된 장례식 장면을 촬영했기 때문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제작 당시, 할리우드의 어느 누구도 예수의 일대기에 관한 영화가 그렇게까지 성공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멜 깁슨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비를 털어 제작했고 배급하기까지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이번 영화도 과연 어느 정도로 성공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소재면에서는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순탄치 않은 삶은 그야말로 영화 그 자체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스무살이 되기도 전에 온 가족을 잃었고 대학생 시절에 2차대전이 발발하는 바람에 생존을 위해 채석장에서 하루 8시간 동안 일했으며 사제의 길에 들어선 후에는 성공가도를 달려 최초로 비(非)이탈리아인 교황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교황이 된 후에도 81년 터키 극우파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사건과 역사상 네 번째로 긴 26년의 재위기간 기록 등 영화화하고도 남을 삶을 살았다. 멜 깁슨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당시 교황을 위해 특별 시사를 마련했고 “사실 그대로”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