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기관인 스크린 다이제스트(Screen Digest)가 ‘시네마 인덱스’(Cinema Index)라는 새로운 경제지수를 개발했다. 이는 맥도널드의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물가를 측정하는 ‘빅맥지수’와 흡사한 개념이다. 시네마 인덱스는 빅맥 가격 대신에 세계 각국의 영화 티켓 가격과 시간당 평균 임금을 통해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가를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스크린 다이제스트의 시네마 인덱스에 따르면 평균 임금과 비교해 영화 티켓의 가격이 가장 저렴한 나라는 인도, 미국, 중국이다. 인도 사람들은 시간당 평균 0.7달러의 저임금을 받지만 영화 티켓 값은 겨우 0.19(19센트)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도 사람들이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은 단 16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24분을 일하면 영화 한편을 볼 수 있고, 영국인은 35분, 일본인은 48분을 일해야 한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평균적인 티켓가격 대비 노동시간은 57분. 영화 한편을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이 전세계 평균보다 짧은 나라들은 (인도, 중국과 같은 특수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아일랜드,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의 서유럽 국가들이다. 반면 헝가리, 멕시코, 폴란드, 러시아의 국민들은 평균인 57분보다 더 오랜 시간을 일해야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다. 시네마 인덱스 지수가 가장 낮은 국가는 동유럽의 불가리아로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불가리아인들은 평균 123분을 일해야 한다.
시네마 인덱스의 개발자인 스크린 다이제스트의 데이비드 핸콕은 “시네마 인덱스는 평균소득과 영화 관람료 사이의 불균형이 중동부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높은 티켓 가격이 중동부 유럽의 영화시장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며 시네마 인덱스가 각국의 물가와 소득을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매체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커피값이 유독 비싸서 ‘스타벅스 지수’조차 소용없다는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그건 관객이 가진 각종 할인카드의 숫자에 달려 있을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