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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영국 영등위, <삶은 기적이다> 일부장면 삭제요구

2초 때문에 상영불가?

<삶은 기적이다>

칸영화제에서 두번이나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올해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감독은 누구인가? 바로 예전 유고슬라비아 출신 감독 에미르 쿠스투리차다. 지난해 칸영화제의 공식선정 부문에서 상영되었던 그의 최신작 <삶은 기적이다>(Life is a Miracle)의 영국 개봉예정일은 3월11일. 그러나 영국 영화등급심의위원회(BBFC)에서, <삶은 기적이다>의 2초 정도의 분량- 커다란 고양이가 비둘기 한 마리를 물어뜯는 장면- 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BBFC의 이런 결정은 1937년 만들어진 영화 내 동물 관련 법에 따른 것으로, 영화상의 동물 학대에 관해 민감하게 반응해온 위원회의 자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전에도 김기덕 감독의 <섬>이나 줄리앙 슈나벨 감독의 <비포 나잇 폴스>도 동물 학대와 관련해서 영국 내 영화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었다. <비포 나잇 폴스>의 경우 영화에서 새 한 마리를 상해하는 짧은 장면을 삭제해야 했다.

문제는 개봉을 일주일 앞둔 현재(3월4일)까지도 쿠스트리차 감독이 절대 삭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쿠스투리차 감독은 영국의 한 언론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른 곳에서는 전혀 문제가 안 된 장면(이 영화는 이미 미국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개봉된 바 있다)에 왜 이토록 BBFC에서 까다롭게 구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길에 이미 죽어 있던 비둘기를 발견해서 쓴 것일 뿐 아무런 상해를 가한 일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인터뷰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혈질적인 성격의 쿠스투리차 감독은 “영국 사람들은 수백만명도 넘는 인도 사람들과 아프리카 사람들을 죽인 주제에 세르비아의 작은 새 한 마리의 목숨을 이렇게도 생각해주다니, 너무나 감동스럽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독설도 서슴지 않았다. 만약 이 2초의 분량이 삭제될 경우 1992년의 보스니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이 코미디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영국에서 상영될 수 있다. 그러나 삭제하지 않을 경우 극장 상영은 불가능하다. 쿠스투리차 감독은 설사 영국에서의 영화 개봉을 취소하는 일이 있더라도 장면 삭제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영화 개봉이 예정대로 이루어질지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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