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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엄마…>의 류미례 감독 인터뷰
사진 오계옥오정연 2005-03-03

“임신 막달에 편집하려니 어려웠다”

류미례 감독이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작업을 결심한 것은, 혼자 힘으로 6남매를 키워낸 어머니에게 찾아온 황혼의 사랑을 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4개월의 촬영과 반년간의 편집을 거치면서 영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완성된 <엄마…>의 주인공은 류미례 감독과 그의 어머니, 어린 딸 하은, 그리고 러시아에 살고 있는 셋째언니이며, 영화는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생각하면서 끝을 맺는다. 구성원간의 상처를 보듬는 시선이 돋보이는 이 작품을 둘째를 임신한 몸으로 완성한 류미례 감독. 영화와 똑 닮은 따스한 미소의 소유자인 그는, 1998년 푸른영상에 들어간 뒤 정신지체 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룬 <나는 행복하다>를 비롯한 두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한 바 있다.

-가족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작업은 대상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는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푸른영상에 들어간 직후, 가족들을 소재로 <6남매>라는 실습작을 만들었다. 그때 한차례 겪은 터라 가족 모두 카메라에 대한 경계심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가 여성영화제에서 옥랑상을 받으면서, 모두가 힘을 합쳐 도와주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어려운 건 편집이었다. 사건을 중심으로 편집을 하다보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가족 구성원의 캐릭터를 왜곡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되더라. 내가 정말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0분짜리 테이프 200개를 촬영했다던데.

=촬영 스탭도 없이 혼자서 찍었는데, 첫아이인 하은이도 보고, 집안일도 해야 했기 때문에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찍은 적이 많았다.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셋째언니와 처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때였기 때문에 넋을 놓고 찍었던 것 같다.

-편집을 하면서 애초의 의도를 많이 수정했다고 들었다.

=인터뷰가 중심이 된 작품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출산에 쫓기던 작업 막판, 김동원 감독님은 자꾸만 편집을 다시 하라는데, 배는 불러오고… 정말 막막했다. 지금도 전반부에 비해 지루하게 느껴지는 러시아 분량만 나오면 가슴이 답답하다.

-영화에서 보니 하은이랑 사이가 좋지 않아 보이더라.

=지금도 별로 안 좋다.(웃음) 둘째가 생기고 나서 더 그런 것 같고. 그래도 완성된 영화를 볼 때는 좋아한다. 편집할 무렵에는 집에서 거의 틀어놓다시피했더니 대사며 음악이며 다 외운다. 편집이 바뀌면 왜 그 장면을 뺐냐고 물어보기도 하더라.

-앞으로 계획은.

=오는 9월부터 둘째를 놀이방에 맡길 생각이다. 그때부터는 일단 푸른영상에서 작업하고 있는 다른 사람의 프로젝트를 도울 예정이고, 개인적으로는 성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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