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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한 여성의 내면과 환경에 대한 차분한 고찰, <미소>

KBS 1 3월4일(금) 밤 12시55분

지난해 초 짧은 개봉을 마쳤던 <미소>는 한 여성의 내면묘사와 함께 여성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차분한 고찰을 보여준다. 사진작가인 소정은 어느 날 안과에서 튜불러 비전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시야가 좁아져 더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그녀는 갑작스레 남자친구와 직업과 가족을 비롯한 주변을 서서히 정리한다. 그녀는 돌연 찾아온 낯선 상황에 방황하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이해를 구하지 못하고, 의존하지도 못한다. 다소 의아한 소정의 행동은 자신이 주변과의 관계에서 중심에 서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소정의 존재에 대한 불안은 격정적이기보다는 미세한 떨림처럼 다가온다. 단락구성을 통해 그녀에게 소중한 부분들이 하나하나 드러나지만 결국 소중한 무엇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미련없이 정리된다. 그녀는 모든 것을 포기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낯선 비행을 꿈꾸며 경비행기를 탄다.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을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시작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매우 독립적이며, 독립적일 수밖에 없는 한 여성의 호흡을 관객이 함께하기를 차분히 유도해내고 있다. 그 호흡을 이끌어내는 추상미의 내면 연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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