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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걸작선] <접속>의 60년대 버전? <언제나 그날이면>
이승훈( PD) 2005-03-03

EBS 3월6일(일) 밤 11시45분

<육체의 길> <육체의 고백> 등 이른바 ‘육체’ 시리즈로 유명한 조긍하 감독의 <언제나 그날이면>은 조긍하가 <과부>에서 데뷔시킨 60년대 최고의 배우 신영균과 헤로인 김혜정을 주인공으로 한 전쟁멜로물이다. 타이틀과 함께 ‘HLKA(KBS의 전신) 연속방송극, 영화화’라는 부제도 뜨는 이 영화는 한국전쟁 전 1949년 이른 봄, 평양에서부터 시작한다. 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의 딸인 강민혜(김혜정)가 잘못 건 전화를 받은 봉건지주의 아들이자 관현악단의 제1 바이올린 주자인 박일송(신영균)과 처음엔 말다툼을 하다가 그녀의 목소리에 호감을 가지고, 다시 한번 잘못 건 전화로 강민혜도 그의 목소리에 호감을 가지면서 전화 만남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둘은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불행히도 6·25전쟁이 터질 때까지 한번도 만나지 못한 채 남으로 북으로 갈리게 된다. 가족과 피난가던 민혜는 공습으로 가족을 잃고 국군을 만나 도망가다가 지뢰를 밟아 불구의 몸이 되고, 평양으로 돌아오지만 대문에 씌여진 일송의 글, “크리스마스 정오에 덕수궁 석조전 앞에서 보자”를 읽고 서울로 내려온다. 그러나 둘은 만나지 못한다. 다시 부산으로 내려간 민혜, 결국 곁에서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돌봐준 의무장교 정 대위와의 결혼을 약속하고…. 한편 북에서의 음악 경력으로 해병대 군악대 지휘자가 된 일송은 계속 민혜를 기다리지만 만나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은 여러 번 만날 듯 만날 듯하다 결국 못 만난다. 그리고 결국 둘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한 채 각자의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군데군데 90년대 영화 <접속>과 비슷한 요소들이 보이기도 한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얼굴도 모른 채 전화로만 연락하고 결국 사랑의 감정을 싹틔우는 것이나 만날 듯 만날 듯, 못 만나며 영화의 끝까지 간다는 설정 등은 <접속>과 많이 비슷하다. 그리고 그의 다른 영화 <육체의 고백>에서와 비슷하게 더글러스 서크류의 할리우드 고전 멜로의 영향도 보인다. 이런 것들이 60년대 조긍하의 영화가 지닌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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