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엔터테인먼트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주홍글씨> <여자, 정혜> 등의 제작사 LJ필름(대표 이승재)이 한국영화의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공동 목표를 두고 긴밀한 협력관계에 들어갔다. 해외시장 개척은 CJ가 올해 최대 사업목표로 천명한 분야로, 이미경 부회장이 LJ를 ‘선택’해 해외 프로젝트의 주요 권한을 이승재 대표에게 사실상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LJ의 국내 프로젝트는 CJ와 ‘퍼스트 룩’ 계약을 맺어 싸이더스, 영화사 봄 등에 이어 CJ의 한국영화 라인업을 이루는 제작사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CJ가 투자하고 LJ가 제작하는 ‘월드 마켓 프로젝트’ 세편이 그 첫 번째 결실이다. 북미시장을 직접 겨냥해 만드는 <버터냄새>(가제), 국제영화제를 활용한 아트영화 배급망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러브 토크>와 <러브하우스> 등 3편을 모두 5월 중 크랭크인해 7월 말까지 촬영하고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버터냄새>는 미국 학생 아카데미상과 미국 영화감독협회의 학생감독상을 수상한 재미 한국인 2세 그레이스 리가 감독하고, 최근 <사이드웨이>에 출연한 샌드라 오와 김주혁이 주연하는 로맨틱코미디. 일에서는 성공했으나 연애 재주는 부족한 재미동포 여교수가 남편감을 찾아 한국으로 날아와 겪는 좌충우돌 로맨스와 문화 충격을 그린다. 대사의 80%가 영어로 만들어지는 이 작품에는 독일의 빔 벤더스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북미의 인디영화 시장에서 한국보다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러브 토크>는 <여자, 정혜>의 이윤기 감독이 연출하는 두 번째 작품으로 LA에서 살아가는 젊은 연인들의 열정과 상처를 담을 예정이다. <러브 하우스>는 한국의 인터넷 포르노업계의 일그러진 실태를 소재로 삼은 퓨전누아르로, 런던영화학교의 졸업작품인 단편 <잘자라 우리 아기>가 ‘올해의 영국 단편’으로 선정받았던 김판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두 작품 모두 LA에서 촬영된다.
한편, LJ와 CJ의 두 번째 프로젝트는 제작자를 겸하고 있는 홍콩 배우 유덕화와 다수의 작품을 공동제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