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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시상식의 말, 말, 말 - "모두 어머니의 유전자 덕분"
윤효진 2005-03-02

크리스 록의 진행은 합격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특별한 돌출 발언 대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수상 소감이 있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클린트 이스트우드(74)는 96살 노모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감독상 트로피를 받으면서도 최고령 수상자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좌중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일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어머니의 유전자 덕분”이라며 “영화를 만들면서 37일동안 함께 일한 스탭들은 마치 잘 기름칠된 기계와 같았다. 특히 헨리 범스테드(이스트우드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1915년생이다)는 ‘노인병환자들’의 우두머리로서 잘 이끌어주었다. 오늘 공로상을 수상한 시드니 루멧(80)에 비하면 나는 아직 어린아이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연기상을 수상한 두 배우 모건 프리먼제이미 폭스는 흑인으로서 남다른 소감을 피력했다. <레이>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폭스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의 첫 연기스승이었다. 지금도 할머니는 꿈에 나타나 내게 말씀을 해주신다. 오늘밤은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고 말하면서 울음을 삼켰고, 흑인 선배연기자인 시드니 포이티어에게 감사를 전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네 번째 오스카 도전에 성공한 모건 프리먼은 “이렇게 기립 박수와 함께 상을 받으니 더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상은 일종의 의무이자 작위인 것 같다.”면서 흑인배우 수상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할리우드가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표현했다.

<에비에이터>에서 캐서린 헵번을 연기해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케이트 블란쳇은 마틴 스코시즈 감독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내 아들이 당신의 딸과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곁들였다. <이터널 선샤인>으로 각본상을 수상한 찰리 카우프만은 수상 소감 시간 제한을 알리는 시계를 보면서 “아카데미에 감사합니다. 29초. 27초. 정말 겁주는군요. 다른 곳을 쳐다봐야겠어요”라고 애교어린 불평을 했다. 이런 시간제한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터져나올 때까지 꿋꿋하게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을 외친 이가 있었으니, 바로 힐러리 스왱크. 서른 살의 젊은 나이로 두 번째 오스카 수상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그는 남편부터 시작해 트레이너와 매니저, 에이전트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이후 또다시 좋은 역을 만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사회자 크리스 록은 우려와 달리 특유의 재치를 발휘하면서 무난하게 진행해 합격점을 받아냈다. 배우들을 소재로 한 농담 중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는 타이즈 입은 소년”이라면서 "주드 로는 도대체 누구길래 최근 4년간 나온 모든 영화에 출연한거죠? 아마 얼굴이 나오지 않은 영화라도 크레딧을 살펴보면 ‘컵케이크 만든 사람”으로라도 들어가 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가 나중에 숀 펜으로부터 “주드 로는 가장 훌륭한 배우 중의 한 사람”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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