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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낙원상가에 새 둥지
김도훈 2005-02-23

옛 서울역사로 이전 무산… 4월 초부터 허리우드극장 1개관 2년간 임차키로

둥지 잃은 시네마테크의 한시적인 보금자리가 마련되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오는 4월 초부터 종로구 낙원상가 4층에 자리한 허리우드극장에서 시네마테크를 새롭게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2년간 서울아트시네마는 허리우드극장의 1개관(300석 규모)을 임차해서 운영하게 된다. “바쁜 개관 일정으로 인해 상영공간의 전반적인 리모델링은 불가능한 형편”이라는 서울아트시네마쪽은 일부 설비들을 손보고, 나머지 기기들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받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최종적인 이전을 결정하기까지는 지난한 협의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철도청은 영진위에 구서울역사로의 이전을 먼저 제안했고, 시네마테크를 위한 상설 상영관을 단기 임차하거나 새롭게 신축(또는 장기임차)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하던 영진위와 서울아트시네마는 3개의 상영공간을 만들어 입주하고 싶다는 희망을 철도청에 전달했다. 오랜 기간 내부안을 확정짓지 못하던 철도청은 최근 구역사 공간의 일부를 자신들이 활용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고, 결국 영진위는 시네마테크 상영관을 배제한 채 2개의 영진위 상영관(예술영화전용관, 아시아영화교류관)만을 확보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이다. 김노경 시네마테크협의회 사무국장은 “3개관이 들어서면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2개관으로 합의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시네마테크가 한개관을 차지할 경우 영진위는 자신들이 계획해온 사업을 일정 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허리우드극장의 한개관을 단기 임차하는 것으로 시급한 숙제를 마무리지은 서울아트시네마쪽은 서운하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신속하게 차선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김노경 사무국장은 “물론 영진위쪽의 고민도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아카이브를 구축해나갈 수 있는 안정된 공간”이라며 섭섭함을 내보였다. 이에 대해 영진위쪽은 철도청의 자산활용 방식에 대해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혜준 영진위 사무국장은 “여러 과정을 통해서 철도청을 설득해왔다”고 그동안의 고민을 토로하며 “아트선재센터를 대신할 대체공간을 구하는 것이 목표였으므로 허리우드극장으로 옮기는 것도 애초의 취지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차기 상영공간 마련을 위한 협의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년 뒤에도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영진위와 서울아트시네마,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