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부천영화제 시장 멋대로?

임기가 2년 4개월 남아있는 김홍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에 대해, 이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부천시장 주도로 해촉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 당선돼 부천시장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을 겸임하게 된 홍건표 부천시장은 지난 22일 영화제 조직위원회 이사회를 열고 김 집행위원장 해촉안을 상정했다.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한참 남아있는 사람을 특별한 잘못도 없이 해촉할 수 없다”는 반대론이 제기돼 격론이 오간 끝에 표결에 들어가 5대 3으로 해촉안이 가결됐다. 아울러 후임자로 정홍택 전 영상자료원장을 선임하는 위촉한도 함께 가결됐다.

김흥준 집행위원장 해촉 주도… 전문가 내치고 팔방미인 기용‘뒷말’

이사회에서 제시된 해촉 사유는 △김 집행위원장이 지난 9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으로 임명돼 영화제 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고 △이로인해 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 차별적으로 성장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제 안팎에서는 전임 최민 영상원장이 원장으로 있으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겸임했던 사례를 들어 해촉 사유가 설득력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함께 신임 홍 시장이 자신과 가깝거나 마음에 맞는 사람으로 집행위원장을 바꾸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김 집행위원장은 97년 제1회 부천영화제부터 프로그래머, 2001년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4월 임기 3년의 이 자리에 다시 선임돼 판타스틱영화제로서 이 영화제의 특징과 장점을 만들고 살려온, 명실공히 부천영화제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월 영상원장으로 취임된 뒤에도 “부천영화제 일에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2일의 이사회에서도 “내 양심과 영화제의 발전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내가 사의를 표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이사회를 연다는 말만 듣고 갔다가 갑자기 해촉안을 접하게 돼 당혹스러웠다”면서 “이런 식으로 해촉하는 건 소송사유가 된다는 반대의견이 나왔지만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지금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이 함께 일하기 힘든 것 아니냐’는 현실론이 나오면서 표결에 들어가 가결됐다”고 전했다. 김 집행위원장 해촉안은 오늘 30일 열릴 조직위원회 임시총회의 통과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김 집행위원장 해촉안에 대해 영화계의 반발도 거세다.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은 “영화제의 조직위원회는 후원자일 뿐이고, 영화제의 흥망은 전적으로 집행위원장의 역할에 달려있다”면서 “그동안 국내 영화제 운영에서 보듯 집행위원장의 권한을 인정해주는 영화제는 발전했고 반대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영화제는 시장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제의 역량은 집행위원장 및 프로그래머의 국내외 영화인들과의 인적 네트워크이며 그런 점에서 김 집행위원장 팀은 판타스틱영화제에 걸맞는 전문적인 네트워크와 프로그래밍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후임자는 영상자료원장이라는 경력이 소중하긴 해도 이런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힘들며 더구나 차별화된 전문가를 내치고 팔방미인형 인사를 기용하는 건 부천영화제로서는 큰 실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