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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주연 DVD ‘푸콘 가족’

뻣뻣한 가족의 ‘하하 호호’ 황당 이야기

새 디브이디 <푸콘 가족>은 등장인물이 모두 마네킹이다. 레고 인형까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는 판국에 마네킹이 뭐 대수일까 싶지만 <푸콘 가족>은 확실히 특별하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컷을 이어붙여 동작을 만들어내는 보통의 인형 드라마와 달리 푸콘 가족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도둑이 드나 부부싸움을 하나 엄마·아빠·아들이 모두 하하 웃고 있다.

미술과 퍼포먼스, 영화를 오가며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크리에이터 이이바시 요시마사가 감독한 <푸콘 가족>은 미국에서 일본으로 이사온 푸콘 가족을 3분 안팎의 짧은 에피소드로 엮은 시리즈물이다. 어떻게 보면 뻔뻔하다 싶을 만큼 속 편하다. 대화는 만담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황당한 사건도 계속 일어나지만 배우(마네킹)들은 표정이 변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 스틸사진같은 느낌도 들지만 가만 보면 나뭇잎이나 커튼 등 등장인물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감독은 뻣뻣하기 그지없는 등장인물들을 가지고 희한한 블랙코미디를 만들어낸다. 푸콘 가족의 외아들인 마이키의 발랑 까진 사촌 로라는 소꿉놀이를 한다면서 놀이터에 술집 비슷한 걸 만들어 돈을 갈취하고, 결혼기념일 에피소드에는 바람난 마이키 아빠의 불륜현장을 습격한 엄마의 발차기가 연출된다. 물론 이 때도 주인공들은 고정된 얼굴 표정으로 하하하 웃고 있다. 이처럼 소재의 분방함과, 이미지와 이야기의 연결성을 깨는 파격이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두장의 디스크에 52개의 에피소드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