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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그들만의 잔치 될까?’” 방송 3사 연말 시상식에 쏠리는 눈

2004년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3사의 각종 연말 시상식 준비가 한창일 때다. 연말 시상식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는 등 매번 공정성 논란을 빚어왔지만, 각 방송사의 시상식 강행 입장은 변화가 없다. 다만, 3사가 따로 치르는 가요 시상식은 올해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올해까지는 방송사의 가요 시상식 참가를 회원사 자율에 맡기겠지만 “내년부터는 통합 시상식을 신설해 단일화하자”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고, 이에 앞서 성과는 없었으나 방송 3사 실무자들도 가요 시상식 통합논의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방송3사는 각각 연기대상과 가요대상을 치른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은 개그맨과 오락프로 진행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연예대상도 마련했다.

연기대상 K 웃고, M 난감, S '파리의…' 가요·연예대상은 댄스 위주, '집안잔치'

연기대상을 준비하는 방송3사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가장 즐거운 표정인 곳은 한국방송이다. <꽃보다 아름다워> <애정의 조건> <풀하우스> <두번째 프러포즈> <오! 필승 봉순영>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 올 한해 가장 많은 히트작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최우수상 여자부문을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모인다. <꽃보다 아름다워>의 고두심과 <두번째 프러포즈>의 오연수, <애정의 조건>의 채시라 등 6명이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에스비에스는 <파리의 연인>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흥행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현재 방송 중인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김래원·김태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의 유진·지성, <유리화>의 김하늘·이동건, <발리에서 생긴 일>의 하지원·조인성 등이 김정은·박신양 커플의 뒤를 따르고 있다. 드라마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문화방송은 <불새>의 이서진·이은주,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명세빈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공정성 시비가 일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 한국방송의 경우, 현재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특유의 ‘눈빛 연기’로 사랑받는 소지섭이 최우수상 부문 후보에서 제외됐고, 문화방송도 특별한 사유없이 <단팥빵> <아일랜드> 등 이른바 ‘마니아 드라마’들이 일부 부문 수상 후보에서 빠져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요대상 준비도 마무리되고 있다. 문화방송은 이미 10대 가수를 선정했고, 한국방송과 에스비에스도 가요대상과 가요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후보군에는 보아·비·동방신기·신화 등 주로 댄스 가수들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선정 방법이다. 대개 시청자 조사와 자체적인 방송 기여도, 심사위원단 투표 , 음반 판매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고의 가수’를 뽑는다고는 하지만, 공정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이번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의 연예대상은 주로 드라마와 가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한다. 주로 연예오락프로그램들이 주인공이고, 교양프로그램들은 들러리 수준이다. 어차피 자사 프로그램들을 위한 것으로 ‘집안잔치’의 성격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방송계를 마무리할 연말 시상식들이 어떤 뒷말을 낳게 될지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린다. 올초 한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두고 “상이란 마땅히 받을 만한 사람에게 주어졌을 때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경우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는 한 노작가의 독설을 방송사들이 기억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