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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사태 정면으로 다룬 <그때 그사람들> 촬영 마쳐
고일권 2004-12-22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됐던 1979년 10월 26일의 10.26사태를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가 제작돼 일부 정치인과 관련인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영화의 제목은 심수봉의 곡명으로도 친숙한 ‘그때 그사람’을 연상시키는 <그때 그사람들>. 그동안 한번도 언론에 공식적으로 노출된 적이 없는 <그때 그사람들>은 지난 9월 10일 촬영을 시작해 최근 촬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강제규&명필름은 보도자료를 통한 입장표명에서 “대통령 시해사건을 다뤘다는 이유 때문에 정치적으로 불필요한 해석을 유발하여 영화에 대해 그릇된 평가가 내려질 것을 우려해 그동안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힌 후 “이 영화는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라 그 주변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블랙코미디풍 작품”이라고 애써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제작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박정희 시해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직접적인 소재로 다루기 때문에 이런저런 뒷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중견제작사 강제규&명필름의 작품이고 <바람난 가족> 등으로 유명한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데다, 주연배우가 한석규와 백윤식이라는 점도 파장에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총제작비가 60억인 대작에, 널리 알려진 감독과 배우가 만들었고, CJ엔터테인먼트가 대규모로 배급할 것으로 알려진 <그때 그사람들>이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백윤식은 대통령을 암살했던 김재규역에 해당하는 중앙정보부장을 맡았고, 한석규는 그의 오른팔인 중앙정보부 요원 과장으로 출연한다. 극중 대통령역은 중견배우 송재호가, 심수봉이 연상되는 여가수 송금자역은 그룹 자우림 출신의 김윤아가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2월에 열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 작품은 현재 후반작업을 진행중이며 내년 설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존폐여부로 정치권이 대립하고 있는 이때, <그때 그사람들>이 영화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