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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와 독립영화가 만났을때
오정연 2004-12-21

CGV에서 열린 2004서울독립영화제, 관객 발길 부쩍 늘어

지난 12월10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된 2004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가 용산CGV 2개관에서 관객을 맞이했다. 하이퍼텍 나다와 동숭아트홀(2003년), 서울아트시네마와 미로 스페이스(2002년) 등 전통적으로(?) 독립영화 상영관으로 익숙한 곳에서 열렸던 서독제로서는 새로운 시도였던 셈이다. 이는 CGV가 ‘사회공헌 4대 문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관료 없이 200석 규모의 상영관 2개를 제공하면서 가능해진 것. 서독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낯선 공간에서 영화제를 시작하려면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두배 가까이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디포럼, 인디다큐페스티벌 등 대부분의 독립영화제들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만 개최되는 현실에서, “이제는 독립영화도 다양한 공간에서 상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를 추진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서독제 관계자와 참여 감독들은 “처음에는 새로운 장소가 낯설고 너무 정신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커다란 스크린과 훌륭한 사운드 등 그간 독립영화가 경험하지 못했던 조건에서 상영되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일반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멀티플렉스의 특성상 새로운 관객층이 영화제를 찾게 되면서 관객 수도 예년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그러나 35mm 영사기만을 구비한 멀티플렉스의 현실에서 디지털, 16mm 등 다양한 포맷의 독립영화들은 불안정한 시스템 때문에 잦은 영사사고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서독제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영사사고와 관련한 불만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조영각 위원장은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독립영화만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멀티플렉스가 단 한개관만이라도 온전히 독립영화를 위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현재 아트플러스 체인, CGV 인디영화관 등의 대안 상영관들은 예술영화 위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6mm 영사기가 구비되어 있는 상영관은 하이퍼텍 나다 등 3개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