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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토크쇼 하향평준화

S <야심만만>, <즐겨찾기> K <해피투게더>. <상상플러스> M <놀러와>

밤마다 연예인들의 ‘말장난’이 텔레비전에 넘쳐나고 있다. 몇몇 방송에서 시작한 ‘연예인 신변잡기’ 위주 프로그램이 다른 방송으로 번져가는 한편, 같은 방송사에서도 ‘자가복제’ 프로가 생겨나고 있는 탓이다. 앞서 나름의 신선한 포맷으로 시작한 연예오락 프로도, 시청률 경쟁에만 빠져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프로그램의 뒤를 쫓아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이에 따라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지상파 3사에 무려 5개로 늘었다. 진행자나 출연자도 ‘그 밥에 그 나물’이고 내용도 ‘연예인 사생활’ 아니면 ‘영화·음반 홍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경쟁에 서로 베기면서 특색잃어, 출연진·진행자 겹치기…시시껄렁 집담 잔치

연예인 말장난으로 크게 성공한 프로그램은 에스비에스의 <야심만만>이다. 지난해 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야심만만>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토크쇼로, 시청률만 놓고 보면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자 다른 방송사들도 경쟁적으로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달 방송을 시작한 한국방송의 <상상플러스>.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와 호흡할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의도로, ‘리플 문화’를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연예인들의 잡다한 일상사가 주요 이야깃거리로 등장한다. 에스비에스는 <야심만만>에 이어 <즐겨찾기>로 ‘자가복제’ 프로를 하나 더 추가했다. 지난 5월 첫 방송을 시작할 땐, 진행자와 출연자가 함께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포맷으로 참신하게 출발했지만, 10월께 ‘토크’를 강화하면서 <야심만만>과 다를 바가 없어졌다. 문화방송 <놀러와>도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첫회를 내보낼 때만 해도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듯 싶었으나 역시나 연예인들의 ‘시시껄렁한 잡담’이 주된 내용으로 돼버렸다. <야심만만>보다 오래된 한국방송 <해피투게더>도 처음 ‘쟁반 노래방’에서 학창시절 노래를 다시 배워보는 산뜻한 시도로 사랑을 받았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책가방 토크’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결국, 월요일 밤 <야심만만>으로 시작해 화요일 밤 <상상플러스> <즐겨찾기>, 목요일 <해피투게더>, 토요일 <놀러와>로 이어지는 일일 토크쇼처럼 되어 버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야심만만>이 높은 시청률을 올리자, 다른 프로그램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쫓아가는 양상”이라며 “새로운 오락프로 형식에 대한 아이디어 고갈과 시청률 지상주의가 문제”라고 말했다.

연예인들의 겹치기 출연에 대한 비판과 영화·음반 홍보 일색이라는 지적도 줄을 잇는다. 지난 14일 <즐겨찾기>에 출연한 이성재와 김현주는 18일 <놀러와>에 이어 20일 <야심만만>에도 겹쳐 나온다. 또 20일 <야심만만>에 나올 예정인 댄스그룹 ‘지오디’는 이미 16일 <해피투게더>에 나온 바 있다. 윤계상·김민정도 영화 홍보차 지난달 <즐겨찾기>(16일) <해피투게더>(18일) <놀러와>(20일) <야심만만>(29일 등)에 잇따라 나왔다. 염정아·이지훈도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난달 2일 <즐겨찾기>를 시작으로 <놀러와> <해피투게더> <야심만만> 등에 연이어 나왔다. 이쯤되면 토크쇼라기보다 ‘영화홍보쇼’라는 비난을 받아도 달리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이에 대해 한 담당 피디는 “연예인 섭외가 어려워, 영화 홍보라는 ‘인센티브’ 없인 프로그램 제작이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말 잘하는 연예인 몇 명으로 시청률 올리기 경쟁에 나서고, 특정 포맷을 무비판적으로 따라다니는 연예오락 프로 제작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키워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