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DVD > Inside DVD
[DVD vs DVD] <입맞춤> vs <앙투안과 콜레트> vs <마음의 속삭임>

<입맞춤> くちづけ 1957년 감독 마스무라 야스조 상영시간 74분 화면포맷 1.33:1 음성포맷 DD 2.0 일본어 자막 없음 출시사 도시바(일본)

<앙투안과 콜레트> Antoine et Colette 1962년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 상영시간 29분 화면포맷 2.3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프랑스어 자막 한글 출시사 알토미디어

<마음의 속삭임> Le Souffle au coeur 1971년 감독 루이 말 상영시간 113분 화면포맷 1.66: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1.0, 5.1 이탈리아어 자막 영어 출시사 폭스(이탈리아)

어른의 사랑 이야기를 찾는 자는 에른스트 루비치 마을에 가면 된다. 하지만 허장성세와 잘난 척과 거짓 그리고 욕망덩어리 어른들이 사는 그곳도 어차피 현실이 아닌 루비치의 천국일 뿐. 소년과 소녀는 아직 그 세상을 모른다. 보통의 십대 영화는 <마음의 속삭임>처럼 성장의 진통을 보여주곤 한다. 식민지를 잃을 지경에 처한 프랑스와 부르주아 가문 출신 의사 아버지, 정치망명자의 딸인 자유분방한 어머니가 뒤섞인 상황처럼 요양원에 있는 14살 소년의 육체·심리 상태는 혼란스럽다. 그런데 찰리 파커를 듣는 조숙한 아이의 섹스 오디세이엔 상류계급의 징그러운 구석이 없지 않아, 루이 말의 염려와 가벼운 웃음이 입혀진 결말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부담스럽다. 이에 반해 <앙투안과 콜레트>와 <입맞춤>은 담백하다. <앙투안과 콜레트>는 안제이 바이다, 마르셀 오퓔스 등이 참여한 <스무살의 사랑> 연작 중 한편이면서 프랑수아 트뤼포의 ‘앙투안 드와넬 5부작’ 중 <400번의 구타>와 <도둑맞은 키스>를 연결하는 작품이다. 영화광 트뤼포는 음악광 앙투안과 콜레트가 나누는 짧은 사랑 이야기 속에 사랑의 두근거림과 상실의 아픔을 이상적으로 배합해놓았다. 그리고 앙투안과 콜레트의 첫 눈맞춤은 <입맞춤>에서 소년과 소녀가 입맞춤하는 순간을 기억하게 한다. 그건 짜릿함이었다. 십대는 우뚝 선 모습 그 자체만으로 기성세대가 미치도록 질투하게 만들며, 때론 어리석고 서툰 그들이 나누는 풋풋한 사랑엔 현실을 이기는 힘이 있다. <입맞춤>은 소유와 집착의 비극을 다룬 마스무라 야스조의 후기작들과 대비된다. 부모와 사회와의 우울한 관계 속에서 빛을 잃지 않는 두 주인공을 유치한 메시지 없이 표현하고, 굳이 반항하고 으스대는 태양족을 불러오지 않고도 동시대 십대를 포착해낸 감독의 역량이 놀랍다. 마스무라 야스조는 이후 1971년작 <놀이>에서 같은 주제를 반복, 확장했는데, 혹자는 그에게서 루이 말과 프랑수아 트뤼포가 연상된다고 말한다. 그들보다 먼저 <입맞춤>을 만들었고, 일본영화의 두 세대를 대표하는 미조구치 겐지와 오시마 나기사가 같이 사랑했으며, 그의 회고전을 보기 위해 병상에 있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일어났다는 일화를 남긴 마스무라 야스조로선 듣기 민망한 소리다. 장 자크 베넥스가 <디바>에서 오마주를 바친 장면을 뒤늦게나마 보는 건 <마음의 속삭임> DVD가 주는 즐거움이지만 이탈리아어 더빙만 수록된 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앙투안과 콜레트> DVD의 음성해설엔 콜레트 역의 마리 프랑스 피지에가 참여했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