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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이 책만 읽으면 누구나 시나리오 작가
이종도 2004-12-16

시나리오 작가가 쓴 <영화 플롯 생성기>… 주인공, 플롯, 반전의 조합으로 2만7천가지 경우 생성

당신도 이 한권의 책만 있으면 시나리오 작가가 될 수 있다. <영화 플롯 생성기>라는 괴상한 제목의 책이 나왔다. 겨우 80쪽 분량의 책이지만 이 책 속의 주인공, 플롯, 반전을 결합하면 2만7천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주인공과 장소 또는 주제 그리고 상황을 연결시키면 한편의 영화가 된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가령 예를 들어 아무 페이지나 고른 뒤 주인공을 정한다. 그 가운데 ‘마초인 NFL 쿼터백’이 나왔다면 다음엔 상황을 고른다. ‘군중에 쫓긴다’를 고르기로 하자. 마지막 주제는 ‘크리스마스의 참뜻을 깨닫는다’ 등 여러 가지 중에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무한변용이 가능하다. 법을 우습게 아는 제멋대로인 형사가/ 유서깊은 아미쉬 마을에서/ 포주가 된다 같은 식으로 말이다.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형제 작가인 제이슨, 저스틴 하임버그는 숱한 할리우드 프로듀서들을 만난 뒤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몇 가지 패턴으로 정리한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루드야드 키플링은 세상엔 69개의 플롯이 있다고 했고, 나름껏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36가지 범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 이탈리아의 카를로 고치 같은 19세기 극작가도 있다. 미국의 로널드 토비아스는 인간의 마음을 잡는 플롯은 스무 가지라고 주장했다.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모든 이야기들은 이 범주 안에서 서로 결합되거나 변용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들 형제도 제작자들은 끊임없이 독창적인 걸 요구했지만 결국 클리셰들을 고르더라고 증언하고 있다. 형제 작가는 홈드라마부터 하드보일드 범죄드라마까지 모든 부문의 장르영화를 주인공·상황·장소와 주제별로 분류했다. 이들은 디즈니,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등과 작업을 했으며 제리 브룩하이머와 개리 로스 등과도 같이 일했다. 두 사람은 현재 디즈니, 뉴라인, 유니버설, 패럴리 형제가 1996년 만든 <킹핀> 속편 등 여섯개의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