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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방송에 관한 다큐멘터리 <컨트롤 룸>, 아랍권에서 큰 반향
박은영 2004-12-16

또 하나의 안티 부시 다큐가 떴다

아랍계 뉴스통신사 알자지라에 관한 다큐멘터리 <컨트롤 룸>이 아랍 지역에 공개돼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랍계 미국인 예하네 노우자임의 <컨트롤 룸>은 올해 미국을 강타한 일련의 ‘안티 부시 다큐멘터리’ 중 하나다. 선댄스에서 첫선을 보이던 당시 기립박수를 받은 화제작이며, 아랍 지역 관객과는 12월 초 두바이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만나, 열광적 지지와 비난으로 엇갈리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런 화제성 덕에 이 작품은 두바이와 카이로 등지에서 극장 개봉도 예정돼 있다.

<컨트롤 룸>은 이라크 전쟁을 통해 반미국 방송사로 각인된 알자지라의 공정성 여부, 카타르 주둔 미군의 언론 통제에 대한 이들의 대응 등을 따라잡은 작품. 알자지라의 수석 프로듀서, 저널리스트, 미군 대변인 등이 주요 등장인물로, 미디어와 군대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이집트에서 자라 미국 하버드에서 수학한 인물로, “전쟁을 보도하는 카타르의 한가운데 들어가보고 싶었다”고 연출 취지를 밝혔고, 아랍 관객으로부터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이것이 유일한 진실이라는 게 아니라 우리의 진실이라는 뜻이다”라는 감독의 변에도 불구하고 상영 중에 자리를 뜨거나 극렬한 반감을 드러내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 특히 사담 후세인에 악감정이 있는 쿠웨이트 관객은 “사담 후세인을 지지하는, 나쁜 영화”라며 화를 냈고, 두바이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이 영화를 관람한 배우 모건 프리먼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지난 96년 ‘하나의 의견, 그리고 또 하나의 의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중동의 <BBC>’를 표방하며 개국한 알자지라는 아프가니스탄 침공 보도를 비롯해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들의 독점 인터뷰 등으로 명성(또는 악명)을 얻은 카타르의 위성 뉴스통신사. 보도 방향이 지나치게 지역 정치권에 좌우되며, 미국의 단점만을 부각해, 이라크에 주둔한 미국 지지국들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비난을 사기도 하며, 이런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아랍 5개국에서 방송이 차단되고 있기도 하다. 이 다큐멘터리에 대한 아랍 지역의 상반된 반응 또한 이런 정치적, 사회적 노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