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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늘었는데 수익은 없다?
김수경 2004-12-13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높지만 투자수익은 급격한 감소

올해 한국 영화산업의 첫 성적표가 발부되었다. 아이엠픽처스가 제공한 ‘2004년 한국영화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먼저 서울 기준으로 전년대비 관객 수가 8% 늘어났다. 전국관객은 약 1천만명이 증가했고 총 1억3천만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영화 시장점유율도 90년대 이후 역대 최고인 56%를 기록했다. 2004년 12월5일까지 개봉된 영화를 기준으로 했고, 이월상영작인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1천만 히트작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외화와의 차이는 전년도 1.2%에서 12%로 꽤 벌어졌다. 그러나 이는 30% 초반의 점유율을 기록한 올 여름시즌의 약세를 고려하면 유동성이 심한 수치다. 흥행순위 상위 10위를 한국과 미국이 사이좋게 다섯편씩 가져가며 시장을 양분한 점을 봐도 그러하다.

시장확대를 통한 외형적인 성장은 계속되었지만 내실이라는 측면에서는 결과가 좋지 못하다. ‘2004년 한국 영화투자, 제작현황’ 리포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투자수익의 급격한 감소다. 7편의 개봉작 증가, 총매출의 18%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수익은 전년도 356억원에서 32%나 떨어진 241억원으로 추락했다. 78%나 급성장한 해외매출을 제외한 한국영화의 순수 국내매출은 419억원이라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위안으로 삼을 요소는 아직 해외매출이 한국영화 전체 매출의 20% 비중이라는 점. 투자수익 감소의 원인을 살피면 18% 성장한 매출에 비해 25%나 상승한 총제작비가 그 주범이다. 금액으로 607억원. 따라서 2004년 편당 평균제작비는 42억1천만원에 육박하며 전년대비 13% 상승했다. 순제작비 상승률은 11%, 이에 반해 17%에 달하는 P&A비 상승이 한국영화 채산성의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 석달 동안 가속화된 전체 관객 감소도 이에 일조했을 터(본지 481호 국내리포트 ‘극장가 석달째 내리막길’ 기사 참조).

흑자 작품의 수익을 비교한 항목은 한국 영화산업이 안정화 단계에 돌입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난해 64편에서 20편이 수익을 거둔 것에 반해 올해는 70편 중 25편이 수익을 내서 전체 중 37% 작품이 수익을 맛보았다. 문제는 2003년 흑자 작품의 편당 수익이 45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해 올해 편당 수익은 22억원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는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악화되고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작품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진흥위원회 김혜준 사무국장은 “장기적으로 투자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수익성 관리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일정 규모가 확보되었다면 이제는 과당경쟁이나 독과점을 견제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할 시점으로 한국 영화산업은 다가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