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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이여, 성형수술은 이제 그만!
윤효진 2004-12-11

오프라 윈프리가 얼마전 TV에서 한국을 ‘성형천국’으로 소개했다지만, 연예인 성형수술 성행은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최근 미국연예주간지<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성형 중독 세태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은 최근 영화<줄리아 되기>(Being Julia)에서 주름진 얼굴을 드러낸 아네트 베닝(46,사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묘사하면서 시작한다. 물론 성형수술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섹스 심벌 마를렌 디트리히는 공연 전에 항상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즘은 수술방식이 훨씬 정교해진 만큼 너무나 많은 배우들이 성형외과를 드나든다는 것이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캐스팅 디렉터는 “80년대의 셰어는 정말 훌륭한 배우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도 캐스팅하려고 하지 않는다. 성형수술이 그녀를 망쳐놨다.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고 말했다. 또 팀 버튼이 <빅 피쉬>를 준비할 당시 앨버트 피니의 부인역으로 50대 배우가 필요해서 한 캐스팅 디렉터에게 의뢰했으나 “그런 역을 맡을 만한 배우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결국 제시카 랭이 그 역을 맡았다).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배우들 사이에서 ‘노화에 대한 공포’가 팽배해져 이젠 20-30대에도 성형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유행처럼 번진 보톡스는 ‘할리우드 최고의 약’으로 불리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감독 제임스 L. 브룩스는 “20대 성형을 하는 것은, 운동선수의 손을 부러뜨리는 것과 같다. 정말 미친 짓이다.”라고 말한다. 영화관객의 연령층이 점점 더 낮아지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노화’를 더욱 거부하게 만든다. 또 시나리오 작가가 대부분 남성이므로 그들이 보고 싶은 것만 쓰기 때문에 중년 여배우가 끼어들 틈이 없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30대 중반의 여성을 충분히 성숙한 캐릭터로 그린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알렉산더>에서 알렉산더 대왕의 어머니로 출연한 안젤리나 졸리다.

여기엔 또 아이러니가 있다. 연기력이 부족해도 미모로 인정받았던 배우일수록 성형에 의존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마네킨같이 부자연스러워져서 캐스팅 기피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캐스팅 디렉터들은 아예 ‘성형배우’들을 가려내기 위해 각종 잡지의 사진을 스크랩해 둔다. 정 안되면 미국 바깥에서 배우들을 물색하기도 한다. <네버랜드를 찾아서>의 줄리 크리스티가 바로 그런 사례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얼굴에 칼을 대지 않은 몇 안되는 배우로 메릴 스트립, 프랜시스 맥도먼드, 다이앤 레인, 시고니 위버, 패트리샤 클락슨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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