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윌리엄스의 단막극을 각색한 <저주받은 재산>은 1930년대 미국 미시시피 작은 마을의 비극을 이야기한다. 이미 스타였던 내털리 우드 외에 이후 할리우드를 빛낼 시드니 폴락과 프랜시스 코폴라 그리고 로버트 레드퍼드의 이름이 무색하게 <저주받은 재산>은 실패작이란 판정을 받았다. 영화가 불만스러웠던 테네시 윌리엄스는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라고 했고, 전설적인 촬영감독 제임스 웡 하위가 만든 영상도 묻혀버렸다. 그러니 <저주받은 재산>의 의미는 밖에서 찾아야 한다.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미국의 비극>이 <젊은이의 양지>로 영화화된 뒤 수많은 적자가 뒤를 이었다. <저주받은 재산>과 <허드>와 <초원의 빛> 그리고 그 영향 아래에 있는 <그들은 말을 쏘았다> <파이브 이지 피시스> <라스트 픽처 쇼>는 시끌벅적한 자본주의의 모퉁이에서 부도덕, 빈부 격차, 인간 소외로 인해 황폐해진 청춘의 초상이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1970년대 할리우드와 새로운 작가의 관계는 다른 지형도를 그렸을 법하다. <저주받은 재산>에 나오는 마을은 열차산업으로 떠들썩한 붐타운이었으나 대공황 이후 쇠락한 곳이며,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찻길과 소녀는 시든 왈츠처럼 쓸쓸한 모습이다. 그런데 테렌스 맬릭이 그 장면과 놀랍도록 유사하게 연출한 <천국의 나날들>의 엔딩에서 보듯 비극은 그 속에 아스라한 희망을 품고 있다. <저주받은 재산>은 당시 할리우드의 쇠퇴와 이어질 부흥을 은유하고 내포했던 게다. DVD는 40년 전 작품에 충실하지만 부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