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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키 빌랄의 독특한 애니메이션, <우먼트랩>
조성효 2004-11-25

<우먼트랩> Immortel(Edition 2095)

2004년

감독 엥키 빌랄

상영시간 102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 DTS 6.1 영어, 프랑스어

자막 프랑스어

출시사 TF1 Video(프랑스)

미 전역 개봉과 더불어 <월드 오브 투모로우>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영화의 대부분을 블루·그린 스크린에서 찍었기 때문인데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는 <월드 오브 투모로우>가 최초가 아니다. <우먼트랩>은 엥키 빌랄의 그래픽 노블 <니코폴 삼부작> 중 <신들의 카니발>과 <여인의 함정>을 토대로 재구성된 영화다. 이 영화를 지난 부산영화제에서 보고 많은 이들이 <제5원소>를 떠올렸겠지만 두 영화가 닮은 이유는 두 영화의 부모가 같기 때문이다. 즉 <제5원소>는 <헤비메탈>(1981)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해리 코넌>에 상당 부분 빚지고 있으며 엥키 빌랄 역시 잡지 <헤비메탈>의 원조인 <메탈 위를랑>에 몸담으며 <제5원소>에 영향을 끼친 뫼비우스와 메지에르의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우먼트랩>과 원작간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는데 원작의 시간설정은 2023∼25년인데 반해 영화는 그보다 70년 뒤인 2095년이 배경이다. 공간 또한 원작과 달리 감독의 또 다른 그래픽 노블 <야수의 잠>에서처럼 뉴욕이 배경이다(하지만 엔딩장면에선 원작의 도시 파리로 돌아간다). 이 영화의 독창성은 <콘택트>에서 엘리가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계로 여행하던 것과 유사한 ‘침입’(Intrusion)이란 개념을 사용하여 질을 원작과는 다르게 외계에서 온 존재로 설정하고 불완전한 신, 과거로부터 온 인간 그리고 인간이 되어버린 외계인의 삼자결합을 엔딩에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체코 어머니와 보스니아 아버지를 두고 파리에서 생활해온 감독의 성장배경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눈에 확연하게 띄는 CG가 약점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감독의 의도가 개입된 것으로 보여지며 오히려 1년 전 상영된 프랑스 최초의 3D 장편애니인 <카에나>에서의 이질적 움직임을 많이 보완하며 실사와의 전체적인 조화를 보여주고 있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DVD는 10월 말 한정판과 CE버전으로 프랑스에서 발매되었다. 한정판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처럼 2095개 한정으로 발매되었는데 출시와 함께 절판되었다. 도화지 크기의 북클릿 모양 안에 CE버전에 담긴 DVD 2장과 O.S.T CD 한장이 담겼으며 감독이 그린 32페이지 분량의 설정집과 니코폴을 그린 데생 그림 그리고 친필서명이 포함되었다. 부록으로는 모션캡처 및 로토스코핑으로 제작된 3D애니메이션 제작과정과 영화 전반에 관한 제작 다큐, 유화 채색을 하듯 그림 그리는 감독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2001년 칸에서 공개된 완성본과는 많이 다른 티저 예고편이 담겼다. 영어자막은 지원하지 않는데, 보들레르의 <악의 꽃> 부분만 제외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영어 더빙이므로 도전해볼 만하다(이 영화의 오리지널 더빙은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다). 조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