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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디리와 단성사 멀티플렉스로 변신해 재개관
이영진 2004-11-22

제2의 종로시대 열리나

극장가에 제2의 종로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멀티플렉스로 변신한 피카디리와 단성사가 개관을 앞둔 가운데 종로권이 ‘흥행 1번지’라는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관으로는 멀티플렉스와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피카디리와 단성사는 2001년부터 극장 문을 닫고 재개관을 준비해왔다.

11월26일 개관하는 피카디리는 관객맞을 준비를 마쳤다. 8개 스크린에 1628개의 좌석을 갖추었고, 모든 관에는 170인치 대형 스크린을 장착했다. 심플렉스사의 밀레니엄 시스템을 도입해 영사시설도 자동식으로 바꾸었다. 11월18일 피카디리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한 영화 관계자는 “스크린이 크다는 게 무엇보다 눈에 띈다”며 “쇼핑몰이 입점하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카디리쪽은 현재 <가족> <얼굴없는 미녀> <빌리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 30편의 영화들을 묶어 관객 대상의 무료시사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11월2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피카디리쪽은 2개관을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피카디리 관계자는 “추후에 소규모 관을 더 열어 독립·단편영화 등에 상영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카디리와 마주한 단성사 또한 내년 2월4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막바지 손질 중. 7개관 1530석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성사 기획팀장인 이승환씨는 “좌석을 줄이더라도 앞좌석과의 최소거리 110cm를 확보하는 등 관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극장에는 영화사들이 홍보물을 관객에게 나눠줄 수 있는 공간, 단성사의 지난 100년을 돌아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 등이 함께 들어선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종로, 충무로를 포함한 도심지역의 극장을 찾는다고 밝힌 관객은 20.5%. 수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30% 이상의 관객을 점유했던 3, 4년 전에 비하면 그 위세는 많이 추락했다. 또한 근소한 차이로 2위와 3위를 차지한 삼성동 지역과 강변역이 거대 멀티플렉스 체인인 메가박스와 CGV의 파워에 전적으로 의존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종로권의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은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피카디리와 단성사가 종로권에 다시 들어서면서 극장가 지형도가 다소 변화를 겪게 되리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관객이 곳곳으로 분산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강북 관객과 강남 관객은 나눠져 있다”면서 “두 멀티플렉스가 개관하면 서울극장과 함께 종로에는 강북 관객을 흡수하는 트라이앵글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카디리와 단성사 개관이 종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