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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KBS, 방송(HD)영화 제작지원작 5편 선정
이영진 2004-11-15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행복한 동거’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행복한 동거가 가능할 것인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 이하 영진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송(HD)영화 제작지원 사업은 이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디지털, 즉 HD 기술을 매개로 영화와 방송의 제작 노하우를 융합하고, 한국영화의 상영 윈도를 다양화한다”는 목적으로 올해 처음 만들어진 이 지원사업은 11월9일, 영진위가 방송쪽 파트너인 KBS와 함께 지원작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접수작품 47편 중 최종 심사를 거쳐 3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 작품은 모두 5편. 영진위는 남선호 감독(사진)의 <영화감독이 되는 법>, 유상욱 감독의 <그 남자가 두고 온 섬>, 여균동 감독의 <비단구두 사 가지고…> 등 3편을, KBS는 김의수 PD의 <피아노포르테>, 김태용·민규동·조근식 감독의 <아이 엠 쏘리> 등 2편을 택했다. 이 밖에 양영철 감독의 <옆집 여자> 외 2편이 예비작으로 뽑힌 상태. 지원작 선정은 “작품성을 중심으로” 하되 현실적으로 제작 가능한지 여부 또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민규동 감독은 “상업영화 기준으로는 기획부터 제한을 받게 마련이다”라면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도시괴담> 프로젝트를 비롯해 그동안 영화와 방송의 교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개 산발적인 이벤트에 그쳤다. 콘텐츠가 부족한 방송사는 작품을 확보하고, 반면 인력이 넘쳐나는 영화계는 창작 기회를 늘리는 이해관계가 있음에도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미뤄졌다. 영진위 김혜준 사무국장은 “극장에서 제작비를 회수해야 하는 현 유통 상황에서 비주류영화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이번 사업으로 제작편수가 늘어나면 영화계의 다양성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예산 HD영화를 앞세워 두드려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원작들은 대략 내년 가을쯤이면 제작이 완료되어 관객을 만날 계획이다. 스크린에서 먼저 상영된 다음 브라운관으로 넘어간다. 디지털 영사시설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아 필름으로 전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지만, 비용이나 기술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영진위는 내년에는 지원작을 10편 규모로 늘릴 생각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일본 를 비롯해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더하고 있다. 영화와 방송의 합방이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