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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온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2004’

‘부시 때리기’ 버무린 충격과 실험

9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들어진 뒤 98년부터 매해 전세계 도시를 순회하며 열려온 디지털 영상 축제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2004’가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연세대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9월 뉴욕을 시작으로 서울을 포함해 전세계 13개국 30개 도시를 돌며 혁신적인 디지털 영상물을 소개하고 있다.

뮤직 비디오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작품들을 보여주었던 레스페스트가 올해 개막작으로 선택한 인물은 영국 출신의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CF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터널에서 달려오는 차들과 계속 부딪히던 남자의 몸이 마지막 순간 산산이 부서지는, 밴드 엉클의 충격적 뮤직비디오 <래빗 인 유어 헤드라이트>, 한쌍의 남녀가 힘차게 달리다가 지구 밖으로 도약하는 리바이스 청바지 광고 등 작업의 본래 용도를 뛰어넘어 그 자체로 예술의 경지에 오른 글레이저의 주요 작품과 메이킹 필름 클립이 특별전에서 상영된다.

감각적 충격과 실험에 치중됐던 프로그램들에 올해 처음 정치적 이슈가 들어간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책 <부시웩트(부시 때리기)>에서 제목을 따온 프로그램은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실망한 관객들에게 작은 위로를 줄만 하다. <화씨 9/11>로 부시 때리기의 선봉에 섰던 마이클 무어가 이라크 침공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던 반전시위의 여러 풍경과 황당한 애니메이션을 편집해 완성한 뮤직비디오 <붐>을 비롯해 초등학교 수준의 감상적 호소로 일관하는 부시의 연설 내용과 연설 도중 자주 지어보이는 바보같은 부시의 표정 등을 유쾌하게 편집한 비디오 클립 23편을 묶어 상영할 예정이다.

케빈 피츠제랄드의 장편 다큐멘터리 <프리스타일:라임의 미학>은 래퍼들의 인터뷰와 이들의 랩 배틀 뿐 아니라 흑인목사의 설교에 배어있는 리듬의 미학까지 따라가면서 흑인음악 리듬의 원류와 진화를 세밀하게 탐구하는 흥미로운 보고서다. 이 밖에 <킬 빌 vol.1>에서 애니메이션 부분을 만들었던 일본 스튜디오 I.G의 노하우를 전격 공개하는 강연, 디지털 후반작업의 세계를 소개하는 DI(Digital Intermediate) 세미나, VJ(Visual Jockey)의 의미와 역할, VJ가 되는 과정 등을 소개하는 세미나에서 VJ 공연, 파티, 전시 등 작품상영 못지 않게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준비돼 있다. www.resfest.co.kr. (02)749-7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