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Enjoy TV > TV 가이드
패티 김 노래와 하와이 풍광 ‘열정+이국적’ <하와이연정>
권은주 2004-11-11

1967년 컬러 94분

감독 현상열

출연 김진규, 남정임, 정민, 전계현, 김희갑

EBS 11월14일(일) 밤 12시

패티 김의 노래 <하와이 연정>과 동명 제목인 현상열 감독의 <하와이 연정>은 1960년대 중후반 많이 만들어졌던 장르인 통속 멜로물이다.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의 자살로 고아처럼 성장한 경혜(남정임)가 아버지가 살고 있는 하와이로 가서 부모의 과거사를 알아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어머니의 말년 후견인 격이었던 헨리 박(김진규)을 만나고 사랑의 감정을 느껴가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는 얘기다. 하와이 현지 로케 촬영으로 당시로선 그 이국적인 풍광에 다소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 게다가 패티 김의 노래 덕도 어는 정도는 봤으리라.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조명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았다. 연출을 맡은 현상열 감독은 작곡가 현제명의 아들로 미국 북가주대 영화과를 졸업한 인재였다. 단 2편의 영화만을 연출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그는 1961년 비토리오 데 시카의 작품과 같은 제목인 <구두닦이>를 1961년에 만들어 한국의 네오리얼리즘 영화로 평가받았고, ‘해외 유학파의 첫 작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지만, <하와이 연정> 이후 작품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안타까움을 남긴 감독이었다.

영화는 남정임이 어머니의 과거를 알아가는 과정을 주로 플래시백을 통해 보여주는데, 주인공만 모르는 사실을 관객과 공유하기 위한 인위적인 장치로서만 사용되는 측면이 크다. 그리고 과거를 설명하려는 많은 상황들이 개연성이 부족한 채로 제시된다. 그외에도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일종의 관광 필름 같은 장면들은 스토리 속에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좋은 그림으로만 있는 느낌이다. 또한 마지막 무렵의 파티장면 외에는 미국인의 모습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든지, 끝으로 갈수록 별다른 대사도 없이 계속 눈물만 흘려대는 주인공의 모습 등으로 인해 감독에 대한 안타까움만큼이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이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