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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국내 극장가 찬서리, 관객 체감하락률 전년대비 30% 수준
김수경 2004-11-06

한국 영화시장의 관객 감소가 찬바람이 불면서 심화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맥스무비의 자료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14.22%, 전달 대비 16.09% 하락한 서울관객 기준 290만명의 관객 수는 10월이 전통적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심각한 수준이다. 프리머스 나두진 부장은 “그동안 스크린의 폭발적인 확대를 감안하면 체감하락률은 스크린당 거의 3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극장 일선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원인은 상대적으로 “약한 작품들”이다. <황산벌> <위대한 유산>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로 이어졌던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올해 프로그램이 약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메가박스의 한 관계자는 “제작편수도 줄었고 역으로 해석하면 관객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웰메이드한 영화가 아니면 금방 네트워크를 통해 소문이 퍼지고 거부당한다”라고 밝혔다. MMC 김 실장은 “재미없는 영화는 무료시사회를 해도 관객이 다 차지 않는 게 냉엄한 현실”이라며 작품의 질이 결정적인 요인임을 강조했다. 내용뿐만 아니라 양적인 축소도 현저하다. 올해 10월의 개봉작 편수는 지난해보다 10편, 9월보다 3편 적은 23편이다.

경기불황의 여파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CGV의 한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7, 8월까지 그 영향을 안 받다가 지금 갑자기 받는다고 분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세는 바뀌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프리머스 나 부장은 “전체적인 흐름은 유사하겠지만 장기 불황의 영향이 조금씩 드러나는 지점일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대다수 극장 관계자들은 <올드보이> <말죽거리 잔혹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가 연속 히트했던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의 흥행성적을 따라잡는 일은 “올해 겨울 라인업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는 상황이다.

개별적으로는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들의 관객하락률은 전년 동월 대비 5∼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개별 극장의 부진이 참혹할 것이라는 방증이다. 용산CGV 개관으로 극장산업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용산 랜드시네마의 김형석 실장은 “전체적으로 20∼30% 하락한 것으로 판단한다. 자체 건물에 입주한 상황이라 임대료, 교통문제에서 자유로운 랜드시네마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다른 개별 극장들은 거대자본의 멀티플렉스와 벌이는 자본싸움에서 버티기가 점점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과잉투자와 과열경쟁으로 인한 시장위축을 우려했다. MMC 김영찬 실장은 “전체적으로 연간 관객은 분명 늘었다. 다만 과자 하나를 예전에는 10명이 나눠먹다가 지금은 20명이 나누는 상황이다. 지금은 힘센 쪽이 좀더 먹는 상황”이라고 부익부 빈익빈의 극장가를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