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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시츄에이션 콩트 ‘방방’<개콘>팀 출연‥애드리브 ‘강조’

시트‘콤’ 아니라 ~ ‘콩’이예요

지난달 25일 저녁 8시 한국방송 별관 공개홀 디-스튜디오. 무대 한쪽에서 ‘옥동자’ 정종철과 뮤지컬 배우 출신 박성철이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른다. “비타민 흐르는 식도를 건너 대장까지 살아가야 해~. 언제나 먹는 언제?먹는 기다리던 너의 비타민~.” 가요 ‘아파트’의 가사만 바꾼 비타민 음료 광고 노래다. 조감독 역인 정종철과 수석 에프디를 맡은 박성철의 얼굴 표정과 몸짓이 우스꽝스럽다. 객석의 150명 남짓한 여고생들의 웃음 소리가 왁자지껄 퍼졌다. 무대 왼쪽, 사무실 세트엔 개그맨 강성범, 김영철, 가수 윤은혜가 앉아 있다. 영화 <실미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때 신인 배우 성수현이 들어오자, 윤은혜가 다가간다. “월미도, 안 봤죠? 대파가 쪽파한테 파~했더니 바다에서 고기가 뛰어 올라서 회를 쳐갖고 양념을 무쳤대요. 특히! 마지막에 만취해서 대자로 뻗는 장면, 예술이래요.” 실없는 소리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진다.

1일 첫 방영되는 한국방송 ‘시츄에이션 콩트’ <방방>의 3회 녹화 현장이다. 광고회사 ‘방방 프로덕션’을 배경으로 매회 새 상품의 광고제작 과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갈갈이’ 박준형, ‘댄서킴’ 김기수, ‘우비소녀’ 김다래 등 <개그콘서트> 팀이 주요 배역으로 출연한다. 연출은 <개그콘서트> 초기 전성기를 이끌었던 양기선 피디와 이재우 피디가 맡았고, 대본은 대표적인 코미디 작가 장덕균 등 5명이 쓴다.

‘시트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표방했다. ‘콩트 코미디’와 ‘시츄에이션 코미디’를 버무린 것. <개그콘서트> 등에서 볼 수 있는 2~3분짜리 콩트에 시츄에이션(상황)을 설정해 30분짜리로 길게 만들어진다. 대본은 있으나 콘티가 없어 개인기나 애드리브가 현장에서 최대한 살아나게 한다는 의도다. 기존 시트콤과 달리 100% 세트에서 공개녹화로 진행된다. 극적인 흐름보다는 순간 순간의 재미로 시청자들 시선을 잡아보려는 목적에서다. 개그맨 위주로 캐스팅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주 월~목요일 저녁 6시50분으로 방송시간을 잡았다. 시트콤에서 약세를 보여온 한국방송이 문화방송 <논스톱5>와 정면 승부를 벌여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결과는 미지수다. 콩트에서나 가능한 짧은 순간의 긴장이 30분간 지속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식상함도 문제다. <개그콘서트>에서 이미 많이 봐온 애드리브나 개인기가 <방방>에서도 통할지 알 수 없다. 녹화 3일 전 외주제작사를 결정하는 등 기획·제작과정이 안일했다는 지적도 있다. 매주 월요일 5시간 동안 4일치 2시간 분량을 몰아서 제작하는 것도 졸속 제작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출연자들의 대표격인 박준형은 “누구누구의 개인기보다 팀워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연기에 임하겠다”며 “<개그콘서트>를 탈피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