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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되는 K1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1월 1~5일 건강정보 특집 연속편성

바보상자라뇨? 척척박사예요!

2000년 12월 초 온나라 약국에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비타민 시를 사려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20~30배나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소동 배후엔 한국방송 1텔레비전의 생활정보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월~금 오전 10시)가 있었다. 서울대 의대 교수 등 전문가들을 출연시켜 비타민 시가 여러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내보내면서 비타민 시 인기가 치솟은 것이다.

갖가지 실용 지식을 전파하며 시청자의 의식과 행동에 큰 영향을 끼쳐온 〈무엇이든…〉이 어느새 22살이 된다. 11월1일 마침 한국방송 가을개편과 함께 온 생일을 기념해 1~5일 닷새 동안 건강 관련 궁금증을 풀어보는 특집을 내보낸다. ‘습관을 바꾸면 10년 젊어진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다. 1일 ‘그리스식 식단’, 2일 ‘걷기’, 3일 ‘잠’, 4일 ‘식습관 5계명’, 5일 ‘웃자! 웃자!’ 차례다.

〈무엇이든…〉의 역사는 ‘바보상자’ 텔레비전이 ‘척척박사’로 변신하는 여정이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무엇이든’ 물어왔다. “어제 뉴스에 나온 사람 이름은 뭐예요?” “우리 동네 이름의 유래가 뭐예요?” ‘만물박사’를 넘어 ‘해결사’이기를 바랐던 것일까? 심지어 “우리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일러오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텔레비전이 상식의 표준을 규정하는 존재로 자리잡는 데는 실용 지식 프로그램 〈무엇이든…〉의 고투도 한 꺼풀 깔려 있다.

세월 따라 물어오는 방식에도 변화가 거셌다. 10년 전만 해도 시청자 문의는 거의 엽서나 편지로 이뤄졌다. 지금은 대부분의 문의가 인터넷을 통해 들어온다. 다만 중국이나 미국 등 재외 동포들은 여전히 온갖 궁금증을 담은 편지를 부쳐온다.

이런 왕성한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무엇이든…〉은 1년 365일 중 240일을 생방송한다. 가장 힘든 때는 시청자 관심이 쏠리는 갑작스런 사건이 발생할 경우다. 조류독감이나 극심한 황사, 식중독 따위가 벌어지면 그때까지 준비한 방송 아이템은 전면중지된다. 재빨리 전문가를 섭외하고 자료 화면을 만들고, 대본을 써야 한다. 고생한 만큼 보람도 커, 이렇게 시의성 있는 내용의 방송은 시청률이 평소보다 높게 치솟는 편이다.

급작스레 바뀐 대본을 차분히 소화해 전달하느라 진행자들도 맘 고생이 적잖았다. 83년 ‘김동건·유애리’ 아나운서로 시작해 어느새 ‘전인석·신윤주’(사진) 11번째 짝이 진행을 맡고 있다. 왕종근 또는 이창호 아나운서가 여전히 진행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남아있다. 제작진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현명하고 똑똑한 주부의 생활 동반자, 가족의 건강 지킴이 노릇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생일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