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 Rope
1948년
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상영시간 81분
화면포맷 1.33:1 스탠더드
음성포맷 DD 2.0 영어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유니버설(한국)
<스운> Swoon
1992년
감독 톰 케일린
상영시간 93분
화면포맷 1.66:1 비아나모픽
음성포맷 DD 2.0 영어
자막 없음
출시사 스트랜드 릴리싱(미국)
1924년 시카고,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수재 청년 리처드 롭과 네이선 레오폴드가 14살 소년을 살해 뒤 유기했다. 그리고 평소 완벽한 범죄를 게임으로 구상했던 롭과 그에 대한 사랑 때문에 범죄에 가담했다는 레오폴드의 증언에 미국은 공황에 빠졌다. ‘당신이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이겠다’는 KKK단의 편지가 법정에 배달됐고, 재판 과정엔 인종적(유대인), 신체적(범죄적 외모 유형) 범죄 징후가 제시됐으며, 결국 성심리(동성애) 등에 대한 정신분석이 이어졌다. 이후 사형을 면하게 된 두 사람은 종신형에 처해진다.
<로프> <충동> <스운>은 이 사건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영화다. <로프>는 앨프리드 히치콕의 연출작 중 동성애자 주인공이 나오는 3부작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그런데 히치콕의 첫 번째 관심은 동기만 존재하는 현대적인 범죄였고, 둘째는 그 자신도 묘기라고 말한 바 있는 영화 기술적인 도전이었다. 실제로 트뤼포의 <앨프리드 히치콕과의 대화> 중 <로프> 부분엔 동성애에 대한 언급이 배제되어 있으며, 로메르와 샤브롤도 <앨프리드 히치콕>에서 동성애가 <로프>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영화의 해석을 방해하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썼다. 히치콕은 <살인> <로프> <열차의 이방인>에서 동성애자를 범죄적 성향이 내재된 존재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톰 케일린은 <로프>의 영화적 완성도와 상관없이 제임스 스튜어트가 “초인을 들먹이면서 살인을 저지른 너희를 용납할 순 없어”라고 말하기 이전에 “그래, 너희를 가르친 나도 게이야”라고 말했길 원한다. <로프>나 <충동>과 달리 <스운>은 사건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혀에서 나온 반지가 손가락에 끼워지는 시작부터 <스운>은 그들이 게이임을 명확히 한다. 감독은 사건 자체보다 사람들이 은밀하게 발산하는 집단적 공포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며, 왜 범죄와 성 정체성이 연결되어야 하는지 묻는다. 톰 케일린은 <스운> DVD의 속지에서 영화가 제작되던 1990년에 사람들이 동성애를 대하는 구태의연한 상황을 떠올린다. 그런데 오늘이라고 달리 바뀐 건 없지 싶다. 그의 말처럼 TV에서 <윌 앤 그레이스>를 방영한다고 해서 이 현실에 마냥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지 않겠나.
<로프> DVD의 부록 중 메이킹필름이 볼 만하다. 각본을 맡은 아서 로렌츠가 들려주는 이야기엔 버릴 게 없다. <스운> DVD는 게이 필름 전문 출시사인 스트랜드 릴리싱에서 나왔으며, 그간 보기 힘들었던 긴 판본을 담고 있다. 감독과 크리스틴 버숀 등이 참여한 음성해설도 충실하다.
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