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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 극장 및 각종 공연장의 휴대폰 전파 방해시설 설치 허용
박은영 2004-10-19

프랑스 극장엔 전화벨소리가 없다?

영화를 보려거든 전화를 끄고, 전화를 걸려거든 영화를 보지 마라. 프랑스 정부가 극장을 비롯한 각종 공연장에서의 휴대폰 통신을 차단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언론은 지난 10월11일, 프랑스 산업부가 공연장의 휴대폰 전파 방해 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통신규제당국의 결정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극장에서의 휴대폰 사용이 관객 감소로 이어졌다는 프랑스 영화인들의 탄원이 이어졌던데다가, 상영 및 공연 중에 휴대폰를 끄거나 진동 모드로 바꿔두라는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영화를 비롯한 예술 공연을 진흥한다는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그간 공공 장소에서의 전파 방해 시설 설치는 주변 교통신호 등에 혼란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3만유로의 벌금 또는 6개월형에 처해지는 불법 행위였다. 부작용 해소 방안을 마련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앞으로 프랑스의 모든 영화관, 콘서트홀, 연극 공연장은 단돈 440유로에 이 전파 방해 기기를 구입,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 장치 반경 30m 이내에선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없지만, 비상용 전화의 경우 예외이며 공연장 밖에서도 통화는 가능하다.

물론 반대 여론도 없지 않다. 직장이나 가정으로부터 걸려올 수 있는 긴급 통화까지 차단하는 데 대한 휴대폰 사용자들의 불만, 그리고 휴대폰 확산 추세가 꺾일지 모른다는 통신업체의 우려 등이 터져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에 프랑스 통신규제당국은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72%가 극장 내의 전파 차단 장비 사용에 찬성했으며, 휴대폰 사용자나 비사용자 할 것 없이 비슷한 찬성 비율을 보였고, 영화애호가의 경우 찬성 비율이 더 높았다고 밝히고 있다. 프랑스 극장가에서는 “드디어 우리의 오랜 요구가 수용됐다”고 크게 반기고 있으며, 인근 유럽의 영화인들도 프랑스 정부당국의 이러한 결정을 지지하며, 자국 내에도 이 기기 사용이 합법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