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투자자 찾아 부산에 온 화제의 세 감독 새작품 윤곽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장선우, 봉준호, 한국계 중국 가수 최건 등 관심가는 감독들의 신작이 윤곽을 드러냈다. 감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 올해 행사에서 이들 감독의 신작 개요가 발표된 것이다.

봉준호 감독 <괴물> 한강 괴물과 한 가족의 사투

지난해 <살인의 추억>이 흥행과 비평 모두 성공하면서 차기작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은 <고질라> <에이리언> 같은 괴물 장르 영화로 제목도 <괴물>이다. 67년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와 심형래 감독이 만든 일련의 괴수영화를 빼면 한국에선 드문 장르다. 괴물이 한강에 나타나 고수부지 공원에서 장사하는 박강두의 아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을 죽인다. 이런저런 사건이 얽혀 박강두의 가족은 괴물과의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게 발표된 개요다. 봉 감독의 보충설명. “괴물이 클수록 비현실적이지 않은가. 이 영화의 괴물은 <고질라>보다 <에이리언>에 가깝다. 백두산 천지에 괴물이 나타났다는 뉴스를 텔레비전에서 봤을 때처럼, 영화에서 괴물만 뺀 나머지는 다 현실적이다. 50~60년대 괴물영화가 냉전시대의 산물이다, <에이리언>이 에이즈에 대한 공포의 반영이다 하는 식으로 이 영화도 괴물이 만들어진 배경을 두고서 나중에 정치적 맥락을 부여하는 해석이 나올 여지가 있을 것같다. 그정도 선에서 장르의 관습을 따를 것이고, 영화는 드라마가 강하게 있고 또 어디까지나 괴물보다 인간이 주인공이다. 한국적인 괴물영화를 만든다는 게 목표다.”

인간이 주인공인 만큼, 톱 스타가 나오지 않는 할리우드 괴물 영화와 달리 <괴물>엔 관객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톱 스타가 내정된 상태다. 봉준호 감독에 톱 스타도 있다면 투자자 구하기가 힘들 것같지 않다. 봉 감독은 부산에 와서 “너까지 (투자자 못 구하는 감독들이 모이는) PPP에 오면 어떻게 하냐”는 말도 들었다. 예상 순제작비 60억~70억원인 <괴물>은 PPP에서 상금 1천만원의 MBC무비상을 받았고, 일본 투자자들과도 얘기가 잘 돼 투자 계약이 곧 성사될 전망이다.

장선우 감독 <마두금> 몽골 배경 평화 전하는 동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참패한 뒤 2년 동안 잠수해 있던 장선우 감독은 몽고의 악기이름에서 따온 <마두금>을 들고 부산에 나타났다. 몽고의 설화를 각색했고 1800년전 몽고가 배경이다. 흉노족이 대륙을 오가며 전쟁을 벌이던 당시에 할머니와 둘이 사는 아이가, 엄마 말이 죽고 홀로 남은 새끼 야생마를 집에 데려온다. 아이가 말과 함께 자며 자라 소년이 됐을 때 말이 전쟁에 징발된다. 말은 전쟁터에서 도망쳐 소년에게 오다가 화살을 맞고 죽는다. 소년은 그 말의 가죽과 뼈, 갈퀴로 현악기를 만들고, 이 악기 마두금의 소리는 세상에 평화를 전파한다.

개요가 비교적 자세하지만 장선우의 영화를 줄거리로 판단하는 건 무리다. “소년에게 말은 엄마에 대한 사랑일 것이고 그걸 잃고서 고통과 집착에 괴로워한 끝에 악기를 만들어 평화를 준다는 건데… 한 1,2년 어린이처럼 살아보고 싶다. 난 영화를 닮아가니까 어린이 영화를 만드는 거다. 현지배우를 쓸 거고 동화를 들려주는 구연(口演)자를 쓸거다. 그 구연자가 각국의 언어로 대사도 들려줄거다. 그러니까 그림을 보면서 동화같은 이야기를 듣는 영화다. " <마두금>은 이스트필름이 제작하고, 전부 몽골 현지촬영할 예정이다.

최건감독데뷔작 <색을 보여드립니다> 3색음악에 녹인 중국의 오늘

조선족 3세로 중국 록의 대부인 최건이 부산에 들고 온 감독 데뷔작 <색을 보여드립니다>는 ‘세가지 색과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뮤지컬’이다. 70년대에 음악인 남녀가 문화혁명으로 배신과 이별을 하게 된다. 30년 뒤 이들의 아이들이 커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부르던 노래를 듣고 각기 다른 길을 간다. 이 셋의 삶을 노랑, 빨강, 파랑의 세가지 색과 락앤롤, 힙합, 재즈 세가지 음악 스타일에 견주며 그려간다. 최건이 밝힌 연출 의도. “사람들이 영화 속 폭력에 몰두하지만 생활에서는 폭력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힘있는 음악 역시 폭력이 충만한 것이라고 본다. 그건 건강한 것이며 정복할 수 없는 영원한 자유의 원천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요즘 중국 젊은이들이 결코 어리석지도 폭력적이기도 않으며 음악 안에 잠재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PPP 직후 한국의 쇼이스트가 이 영화에 5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해 내년 4월 크랭크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