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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 MBC ‘보도전쟁’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 사이 ‘보도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상대방의 의혹을 자사 뉴스보도를 통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에스비에스 하금렬 보도본부장은 14일 “문화방송이 근거없는 내용을 보도하는 등 감정적 대응을 하고 있다”며 “문제된 내용에 대해선 해명자료는 물론 보도로도 계속 반박하겠다”고 확전불사 의지를 비쳤다. 반면 문화방송 강성주 보도국장은 “에스비에스의 ‘공격적’ 보도와 상관없이 국감에서 제기된 문제를 알권리 차원에서 보도한 것”이라며 “이후에도 에스비에스의 보도태도와 무관하게 보도할 만한 거리가 나오면 보도하고 없으면 말 것”이라고 말했다.

공방전의 첫 포문을 연 쪽은 에스비에스로, 지난 11일 저녁 에서 ‘엠비시 땅투기 의혹’ 기사를 내보냈다.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화방송이 (일산 제작센터 터의) 부동산 투기를 통해 천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보도였다.

땅투기?·가족방송? 의혹 제기서 감정 대립까지, “확인없는 단순중계로 생산적 비판엔 미달” 지적

문화방송은 하루 뒤인 12일 밤 9시 <뉴스데스크>에서 ‘반격’을 펼친다. ‘윤세영 회장 가족방송?’ 기사를 통해 에스비에스 대주주의 소유지분 제한 위반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방송위 국감에서 공공의 재산인 전파를 활용하는 민간 상업방송 사업자가 전체 지분의 3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는데도 에스비에스가 이를 위반해 사유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는 내용이다.

이번엔 에스비에스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13일 아침 뉴스에 이어 저녁 에서도 문화방송을 겨냥한 보도를 두꼭지 내보냈다. 하나는 11일 보도의 연장선에서 “문화방송이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방송위원회의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하나는 “12일 문화방송의 ‘소유지분 제한 위반’ 보도는 에스비에스가 11일 엠비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보도한 데 대한 감정적 대응”이라는 지적이었다. 하금렬 보도본부장은 “국감 현장에서도 에스비에스가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방송위 해명이 있었는데도, 이를 빼고 의혹만 보도한 것은 의도를 갖고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화방송도 1시간 뒤 <뉴스데스크>에서 에스비에스의 주식 상장 문제를 다룬 후속보도를 내보냈다. ‘주식으로 돈벌이’ 기사에서 “에스비에스가 본사 주식을 상장해 공공재산인 전파를 사주 일가와 모기업인 태영의 치부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윤세영 에스비에스 회장의 아들인 윤석민씨는 태영의 최대주주로서 언제든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강성주 보도국장은 “국감을 계기로 제기된 의혹 중 의미있다고 봐 보도한 것일 뿐”이라며 “에스비에스가 우리에 대해 뭐라고 보도했는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방송사의 공방을 놓곤 동업 언론사간 침묵의 카르텔을 깬 것이라는 긍정적 지적도 일부 나오지만, 그보다는 전파의 사유화이자 ‘확인없는 의혹 중계’에 그쳐 시청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둘 다 자사에 쏟아진 의혹은 외면한 채 상대 쪽에만 일방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따른다.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자사의 이해와 관련돼 오해를 살 소지가 있는 사안일수록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확인해 보도해야 한다”며 “이런 기초적 보도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탓에 생산적 상호비판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두 방송사 모두에 소탐대실의 어리석은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