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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뼈>의 감독 최양일 (+영문)
2004-10-10

악마적 사내 김준평을 위한, 다케시에 의한 영화

최양일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양석일의 <택시 운전사 일지>를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로 영화화 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환호를 동시에 끌어냈고, 그가 이번에 부산에 갖고 온 영화 <피와 뼈>는 거의 10년 만에 양석일의 소설로 만든 두 번째 영화다. 게다가 <피와 뼈>의 주인공 김준평은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 조선인 1세대이다. 여기에서 어떻게 일본에서 살아간 재일 조선인의 이야기를 빼놓고 대화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피와 뼈>는 그런 정체성의 문제로만 단정될 영화가 아니다. '사이 요이치'라는 일본이름으로 활동하는 재일 동포 감독이라는 점 때문에 종종 개인사에 대한 질문만 받으면 곤경을 겪는 최양일은 이 영화의 주인공 김준평이 역사가 낳은 사생아 정도로 불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최양일은 말한다. "원작은 굉장히 방대한 소설이다. 시대 배경에 대해서도 굉장히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소설을 충실히 재현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 내가 끌렸던 건 김준평에 대한 부분이다. 원작자가 말하는 시대에 대한 규정은 손대지 않고 놔둔 편이다." <피와 뼈>는 온전히 김준평의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단서가 또 있다. 최양일은 "한 시대의 물결에 휩쓸린 피해자가 역설적인 피해의 발로로 폭력을 휘두른다고 이해하려고 할 지 모르지만, 나 스스로는 그런 식으로 이해하거나 바라보지 않았다. 시대에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점에 더 관심이 갔다". 최양일이 이야기한 대로 <피와 뼈>는 사회정치적인 세파에 거리를 두며, 오직 김준평만을 내러티브의 중심에 놓고 영화를 끌고간다. 그러면서 부각되는 것은 가족과 마을에서 모조리 패륜적인 인간으로 몰려도 여전히 그 곳을 자신의 왕국처럼 지배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김준평의 악마적인 집요함이다. 그 의지 아닌 의지가 김준평이라는 인물에 대한 최양일의 관심을 끌어낸 듯 하다.

"김준평같은 경우는 자신이 사회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데 대한 자각조차 없는 사람일거다. 그래서 내가 그 인물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시대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보다 직접적으로 살기위해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는 그와 다른 것 같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서 추릴 수 있는 핵심은 무엇이든 직접적이고, 즉자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인간의 모델이다. 예절과 온정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말 그대로 '피와 뼈'만 들끓는 인간 김준평에 대한 이야기다. 흥미로운 것은 그런 인물을 누가 하느냐다. 도대체 그 찾아보기 힘든 인간의 모델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최양일은 오로지 기타노 다케시만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많은 사람들이 설명하지만, 어느 선 이상은 모르는 다케시의 가슴 속 암흑, 바로 그 부분이 영화 속 김준평의 이미지에 어울릴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그 인물과 어울릴 것이라고 느꼈다. 소설을 보면서 김준평을 할 수 있는 건 다케시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만약 그가 수락하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없었을 것이다".

글=정한석 사진=조석환

Sai Yoichi was acclaimed internationally as he made a film (1993) based on Yang Seok-Il‘s novel . The film was his 2nd film based on other Yang Seok-il's novel. The main character in the film Kim Sun-Pei is the first generation of Japanese Korean. Sai Yoichi said, "in the film , the background information is very well described. However, I didn't think that I would fully revive the original novel. The point that has caught my mind was the part of Kim Sun-Pei. I mostly tried to leave the writer's intention to view the period." The film is actually Kim Sun-Pei's drama.

"I was interested in Kim Sun-Pei who lives whatever he wants." said Sai Yoichi. He also added, "Kim Sun-Pei doesn't have any sense that he himself can be socially affected. That's why I was fascinated by this character. In fact, it's hard to get away with social effect, what and how people do to live more directly are different from his. The main point of his word was Kim Sun-Pei's story who is hated and abandoned by everyone. He mainly focused more on the cruel and selfish nature of a man and showed how greed can devastate the lives of the surrounding people. Above all, the interesting question is who actually would play that character. To this question, Sai Yoichi answered that Kitano Takeshi was the only one who would fit in this role. Without Kitano Takeshi, this film wouldn't be existed.

영문번역=김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