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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사이즈 미> Super Size Me
2004-10-09

미국/ 2003년/ 감독 모건 스펄록/ 98년/ 대영3 오후 2시

미국은 슈퍼 사이즈의 나라다. 커다란 자동차, 커다란 건물, 그리고 커다란 사람들. 모건 스펄록은 미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뚱뚱한 것일까 자문했고, 패스트푸드 체인 중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맥도널드에 혐의를 돌리게 됐다. 그리고 그는 실험을 시작했다. 스펄록은 30일 동안, 세 끼를 전부 맥도널드 음식만 먹고 마시고, 혹시 종업원이 물어보면 슈퍼 사이즈 메뉴를 주문했다. 건강식으로 튼튼하게 키워왔던 그의 몸은 잠깐 사이에 드라마틱할 정도로 무너졌다. 그는 체중이 늘었고, 혈압과 혈당이 위험 수치를 향해 갔을 뿐만 아니라, 피로와 신경질도 심해졌다. <슈퍼 사이즈 미>는 자본과 마케팅의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패스트푸드 체인들을 직설적이고도 충격적으로 공격하는 영화다.

선댄스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을 수상한 <슈퍼 사이즈 미>는 영화로서 재미도 충분하다. 스펄록은 그 자신을 생체실험하면서도 패스트푸드에 반대하는 여러 인사들을 인터뷰했고, 반(反) 맥도널드를 표방하는 비디오 아트나 애니메이션을 군데군데 삽입했다. 한참 자라야할 어린아이들이 스낵이나 버거만 먹고 있는 모습은 한국 관객이 보기에도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슈퍼 사이즈 미>는 한 기업을 넘어 미국 문화 자체를 근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스펄록은 “이 영화는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이 우리 일상, 나아가 우리 세계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고 공격한다”고 말했다. 맥도널드를 먹기 시작한 스펄록이 무기력하고 지친 모습이 되어가는 30일은 그런 경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