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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10편
2004-10-06

"백화점에 가서 좋은 인삼 고르다가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서 산삼 캐러 다니러 것이나마찬가지"라고 한다. 김지석 아시아 영화 프로그래머는 요즘 근황을 그렇게 표현한다. 인정받은 기존의 작품들을 데려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급변하는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경향에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발굴’에힘쓴다는 말이다. 그의 말처럼 신인감독들의 영화를 상영하는 "뉴 커런츠부문에서 7편이 월드 프리미어이고, 1편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 초청된 작품들 역시 그 점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이번에 그가 주목을 요하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 "동남아시아 영화"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영화들이 뛰어나다. 말레이시아 같은 경우는 제임스 리, 호유항, 아미르 같은 감독들이 초저예산 디지털 영화를 만든다. 처음 두세 편을 만들었을 때는 별로였는데, 작년 올해를 보면 단연 일취월장한 것이 보인다. 기대가 상당하다.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다. 규모로 보면 말레이시아보다 더 크다. 단편영화 붐이 일어났고, 좋은 감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싱가폴 같은 경우는 그동안 기대만큼 못한 바가 있지만, 그래도 로이스톤 탄 같은 감독은 세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도네시아의 거장 가린 누그로흐와 그가 키워낸 다음 세대들의 영화를 특별전 형식을 통해 집중 소개하는 의의도 모두 거기에 있다. 한편으로는 아시아의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두라고 일러준다. "에니메이션이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아마도 올해가 아시아에니메이션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애플시드> <량상바오와 주잉타이>같은 영화를 선보이는 아시아 장편 애니메이션 특별전에서 그 점을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일 수 없는 다양한 방식들의 아시아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워낙 다양한 언어와 종교와 문화가 있기 때문에, 뽑아놓고 보면 언제나 다 다르다"는 이 말은 그만큼 발굴의 기회도 한없이 많다는 뜻이 아닐까?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요즘 공식 행사에 잘 나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초청한 사람들 밥 한끼라도 챙겨주려고 하고, 그 사람들 불편한데는 없는지 신경쓰러 다닌다". 부산을 찾은 영화와 사람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표한다. "결말이 끝내주는 영화인데, 관객들 표정이 궁금하다"면서 영화 끝나는 시간에 극장을 찾겠다고 다짐하는 걸 보고 있으면, "부산을 찾는 매니아들도 그렇겠지만, 결국 영화를 사랑하는 방식이 중요한 것"이라는 말이 건성으로 들리지가 않는다. 그가 그렇게 진심의 눈으로 발굴한 영화들, 또는 영화의 산중을 헤매면서 발견한 산삼 10뿌리를 여기 내놓는다.

글 정한석, 사진 손홍주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10편>

<영화시대> 씨아오지앙 감독

영화를 매개로 가족안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

<전주곡> 이티 순톤 비차이락 감독 

태국판 <가면속의 아리아>. 아름다운 대나무 실로폰 연주와 극적 긴장감이 뛰어난 작품.

<대결> 아흐마드 레자 다비쉬 감독 

이란 웰메이드 영화의 진수. 이란식 인해전술 전투신이 압권이다.

<베컴이 오웬을 만났을 때> 애덤 웡 감독

중1 동성 학생들의 깜찍한 성적 고민을 발랄하게 담은 영화.

<드랙퀸 가무단> 제로 추 감독

낮에는 도교 법사, 저녁에는 드랙퀸으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대만 퀴어세계에대한 또 다른 고찰

<미낙시:세 도시 이야기> M.F 후세인 감독

인도의 피카소 M.F 후세인이 80이 넘어 만든 놀라운 미적세계를 지닌 영화

<아름다운 세탁기> 제임스 리 감독

근래에 나온 말레이시아 영화 중 최고. 남성우월주의를 비판한다

<버팔로 보이> 민 뉴엔보 감독

죽음의 양식에 대한 고찰과 생존을 위한 감동적인 투쟁이 동시에 있는 영화

<서바이브 스타일 5+> 세키구치 겐 감독

상상력의 놀라운 힘을 보여준 영화. 영화가 끝날 때쯤에는 당신도 뒤집어져 있을거다

<아미타브를 찾아서> 미낙시 쉐데 감독

장님과 귀머거리가 사랑하는 인도의 스타 아미타브. 그를 다루는 강렬한 5분짜리 단편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