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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영진위 결정 실망스럽다”
2004-10-06

<빈 집>의 김기덕 감독이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 국내 출품작 선정에 대해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6일 오전 연합뉴스에 보낸 e-메일에서 "더이상 아카데미 건으로 말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5일 아카데미에서 보내온 공문을 확인하고 실망하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가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며 지적한 것은 영진위가 아카데미측에 출품작 선정을 맡기며 보낸 공문의 내용과 이에 대한 답장에 담겨 있는 아카데미측 답변이다.

김감독은 "영진위가 아카데미에 보낸 공문에 <빈 집>의 출품 자격이 있는지만 물어보면 될 것을 '<태극기...>를 출품작으로 결정한 영진위의 의견에 동의해달라, 내년으로 <빈 집>의 출품 기회를 미뤄달라'라는 얘기를 담고 있다"며 의뢰 과정에서의 공정하지 못함을 지적했다.

또 "아카데미가 <빈 집>의 출품 자격이 있다고 미리 통보를 했고 영진위에 보낸 답장에서도 '더 이상 아카데미의 위상을 흔들면 (한국 작품의)출품을 받지 않겠다'라는 말이 있지만 영진위는 이 공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아카데미가 <빈 집>의 올해 출품 자격을 박탈한 것처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김기덕 감독은 e-메일의 말미에 "다시 논란을 부추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분명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며 "영진위가 아카데미와 주고받은 공문을 공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으로 "<태극기...>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5편의 후보에 들기를 바라고 수상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진위는 지난달 22일 심사위원회 회의를 통해 <빈 집>을 출품작으로 결정했다가 '자국내 영화산업 안에서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개봉으로 여겨지는 경우'라는 출품 자격의 문제를 들어 24일 공식 발표 때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손을 들어줬으며, 이후 <빈 집>측이 이의를 제기하자 아카데미 위원회에 출품 자격 판단을 맡긴 끝에 지난 4일 <태극기…>를 출품작으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의 주장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해외진흥부의 박덕호 해외팀장은 "아카데미에 보낸 영진위의 공문은 <태극기...>와 <빈 집> 양측에게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아카데미측의 답장 공문에 대해서는 "'아카데미의 위상을 흔들면 더이상 한국 작품의 출품을 받지 않겠다'고 김감독이 말한 부분은 협박이나 경고라기보다는 부탁과 당부에 가까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사진=씨네21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