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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흥행에 연연 않는다”
2004-10-06

작품성 있는 영화들로 국내외 비평가들과 국제 영화제로부터 호평을 받아온 홍상수 영화감독이 흥행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 필름 페스티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홍감독은 5일 기자회견에서 "흥행 대작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가장 보편적인 언어를 성취한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가는 동기와는 부합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감독은 "영화제나 관객들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을 감독은 없겠지만 이로 인해 작품 활동에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홍감독은 "영화가 다른 예술 분야와는 달리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만큼 현실적인 문제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나로서는 제작비를 충당할 만큼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홍감독은 "다행히 다음 작품에는 좋은 투자자를 만나 제작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디지털 영화 쪽으로도 생각을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흥행 위주의 작품에 대해 "대중과 코드가 맞는 감독에게는 그런 것이 최선의 장르일 테고 너무나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달콤한 영화는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내가 추구하는 것과 같은 영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감독은 그런 면에서 스크린 쿼터의 유지는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만은 아니며 때로는 어리석은 경우도 많다"면서 "50억원이 든 영화와 5억원이 든 영화 가운데 대부분의 관객들은 50억원짜리 영화쪽으로 가게 마련이며 이런 영화가 지배하다 보면 우리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룬 영화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생활의 발견>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뉴욕 필름 페스티벌에 초대된 홍감독은 이 영화제가 "할리우드 영화에 지배되고 있는 미국의 잘못을 막아주는 방부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로 42회째를 맞는 뉴욕 필름 페스티벌은 해마다 30편 안팎의 외국 영화를 미국 비평가들과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비경쟁 영화제로 북미 지역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 페스티벌로 평가받고 있다.

홍감독이 연출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오는 8일과 9일 맨해튼 링컨센터 앨리스 튤리 홀에서 상영되며 4일 오전 현재 첫날 티켓이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뉴욕 한국문화원이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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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네21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