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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의 히로인, 자넷 리 타계
2004-10-05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물 <사이코>(1960)에서 샤워 중 무참히 살해당하는 여자 역할을 맡았던 자넷 리가 베벌리힐스 자택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유족측이 4일 밝혔다. 향년 77세.유족측을 대변하는 하이디 쉬퍼는, "고인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을 앓아왔다">며 "남편과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두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금발 미녀인 리가 출연한 대표적 유작은 1960년 제작된 <사이코>로, 그녀는 이 영화 덕분에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후보에 지명되는 등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히치콕 감독은 리가 미치광이(앤서니 퍼킨스)에게 무참히 살해되는 45초에 불과한 욕실장면(사진)을 완성하기 위해 70여차례에 걸쳐 7일간이나 촬영, 리는 영화를 찍기 위해 가장 오래 샤워한 여배우라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이 장면은 또 은밀한 부분을 전혀 보여 주지 않으면서도 맨살을 드러냈던 리가 촬영때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았다는 소문이 퍼져 논란이 됐지만 나중에 몸에 착 달라 붙는 살색 무명옷을 입었던 사실이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리는 1995년 <사이코> 촬영을 둘러싼 뒷얘기를 담아 펴낸 자서전에서 "이 영화를 찍고 난 뒤 정말로 겁이나 한동안 샤워하지 못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영국의 영화 잡지 `토털 필름'이 지난 5월 평론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피와 연관되는 `최우수 사망장면'이 나오는 영화로 <사이코>가 선정될 만큼 리의 피살장면은 전세계 영화관객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다. 리는 1958년 제작된 오손 웰즈의 느와르 필름 <악의 손길>(Touch of Evil)과 1962년 만들어진 정치 스릴러물 <만추리안 캔디데이트>에도 출연했으나 <사이코>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사진=씨네21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