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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의 힘, TV 프로그램도 좌지우지
2004-10-04

네티즌의 힘이 실로 막강하다. 네티즌들은 폐지 위기의 프로그램을 살리기도 하고, 시간대 이동을 막기도 한다. 특히 개편 시즌을 맞아 그들의 입김은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방송되는 MBC 일요 로맨스극장 <단팥빵>(극본 이숙진, 연출 이재동)은 네티즌의 뜻에 따라 시간대가 결정된 경우이다. <단팥빵>(사진)은 반응이 좋지만 너무 이른 시간대에 방송된 탓에 상대적으로 저조한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단팥빵>의 일부 팬이 시간대 변경을 요구했고, MBC도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이니 오후 10시대로 방송시간을 옮기는 방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남들이 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시청한다는 뜻에서 '단팥빵 철인'으로 불리는 열혈 팬들이 반대해 결국 현재 방송 시간대로 고정됐다.

MBC 교양프로그램 <사과나무>는 폐지가 결정된 상황에서 네티즌들의 반발로 기사회생했다. <사과나무>는 지난달 25일 열린 제41회 ABU PRIZES에서 청소년 부문 본상을 수상할 만큼 우수한 공익성 프로그램. 그동안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가을 개편에 폐지가 결정됐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시청률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폐지 계획이 취소됐다.

<사과나무> 제작진은 ABU 상을 수상한 뒤 MBC 홈페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사과나무>가 기사회생해서 존립할 수 있게 된 것이나 이런 큰 영광까지 얻게 된 것은 순전히 <사과나무>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의 덕택임을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의 익명을 이용한 인신공격성 글은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사례는 건전한 네티즌들의 의견이 TV 프로그램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좋은 본보기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사진=문화방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