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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논란 MBC <영웅시대>, 어디로 가나
2004-09-23

'역사왜곡' 지적에 이환경 작가 반론 펼쳐

MBC TV 대하드라마 <영웅시대>(극본 이환경, 연출 소원영)가 역사왜곡과 친일파 논란에 휩싸이며 또 한번 된서리를 맞고 있다. 또 경제드라마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속에 시청률이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영웅시대>를 보고 있는 시청자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환경 작가가 반론을 펼쳤다. 시청자들은 최근 극중에서 친일기업인 박흥식이 미화되고, 반민특위는 부정적으로 그려졌다며 역사 왜곡 문제를 비판했다. 특히 지난 20일 방송분에서 박흥식이 반민특위에 연행되어 조사받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이환경 작가는 "역사 왜곡이 아니다. 나는 박흥식을 알지도 못하고 편들 이유가 없다. 단지 기업드라마를 쓰는 사람으로써, 기업을 하는 선두주자들은 언제나 권력에 의해 심판을 받을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역사왜곡 여부를 떠나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근본적인 정체성이 길을 잃고 있다는 이유'로 등을 돌리고 있다. <영웅시대>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렸던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그 중심에 있었던 기업인들의 삶을 통해 조명해 보겠다는 기획의도로 시작된 경제드라마. 하지만 최근 과다한 폭력장면 등으로 도마에 오른데 이어 또다시 역사왜곡 문제가 불거지면서 진정한 경제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들의 실망의 목소리가 높다.

시청자 차양원(NLCYW2002)씨는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드라마의 정체성이 상실되어 가는게 못마땅하다. 이게 무슨 사회 전반을 다루는 드라마인가? 이는 분명히 경제 드라마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정하고 출발했는데, 갈수록 당초 취지하고는 자꾸만 옆길로 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기업과 정치, 역사는 따로 생각할 수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같은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야기하는 데 박정희 전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라면서 "그런 부분을 못 건드릴 바에야 차라리 멜로드라마를 쓰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편 배우들의 연기와 소품 문제도 눈에 거슬린다는 의견이 많다. 시청자 최정화(DONG91)씨는 "너무도 어색하고 과장된 연기에 극이 점점 연극무대를 보는 듯하다. 배우들이 왜 이렇게 과장된 연기로 일관하는 건지는 모르겠다"고 배우들의 연기를 문제삼았다. 또 도르래없이 가는 전차등 어설픈 소품 문제까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호균 CP는 "<영웅시대>에는 편당 약 1억1천만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있는데, 이는 보통 미니시리즈 8천만원보다도 많은 제작비이다"며 "하지만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시대극에서 이정도 제작비로는 턱없이 모자란 게 현실이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한편 <영웅시대>는 여러가지 악재와 지난 13일 첫방송된 KBS TV 새 월화드라마 <오! 필승 봉순영>의 인기로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한때 23%대까지 올랐던 <영웅시대>의 시청률은 지난 21일 14.5%(닐슨미디어리서치 자료)까지 떨어졌다. 이 작가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아 내가 왜 이 드라마를 써야 되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시청률이 높지 않아 작가로서도 안타깝지만, 시청률이나 주위에서 매도하는 것에 신경쓰면 근대사를 그 누구도 못 건드린다"며 자신의 생각을 고수할 뜻을 확고히 전했다.(서울=연합뉴스)